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5 24

마음에 들었으면 ....

​ ​ 지인이 아는 사람을 통해서 한 접에 4만 원 주고 산 마늘이 굵고 좋더라 하기에 연락처 좀 달래서 한 접 반 6만 원에 택배비 5천 원까지 부담하며 구매를 했는데 .... ​ 오늘 도착한 마늘을 보니 상, 중, 하 중에서 거의 하품에 속하는 볼품없는 마늘이다. ​ 마늘 굵기가 아무리 잘 봐줘도 일반 시중 마늘과 진배없는 데다 건조도 덜 됐고 마늘이 "벌마늘"이다. 마늘 둥치가 쩍쩍 갈라져 속이 다 보이는 저런 걸 이곳에선 아무렇게나 자란 벌마늘이라 부른다. ​ 소개해 준 지인에겐 "좋습니다"라고 했지만 내가 해마다 사 온 마늘 중 최악의 품질이다. ​ 보통 알음알음으로 판매하는 경우엔 소개한 사람의 체면과 인연을 생각해서 좋은 것으로만 챙겨 보내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고 예의일 텐데 .... ​ 마..

山村日記 2022.05.31

우장춘 박사 까지는 ....

​ ​ 우리 집 "무화과" 나무는 겨울만 되면 줄기가 다 죽었다가 봄 만 되면 뿌리에서 또 새싹이 나오기만 벌써 5년 이상을 반복하길래.... ​ 부산에서 20여 년이 넘도록 열매를 달고 있는 무화과 고목나무에서 5개의 가지치기를 해 왔다. 열매 맛이 아주 달고 좋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 ​ 차 안에서 시달려 급한 대로 저렇게 물에 담가 두었지만 저놈들을 물 넣은"페트병"에다 꽂아두면 한 보름 지나면 뿌리가 생겨 나온단다. 페트병이라 잘 보이기도 하고. ​ 이번 삽목이 성공해서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려서 이 동네 첫 무화과 재배에 성공하게 되면 좋겠다. 씨 없는 수박을 발명한 "우장춘"박사는 까지는 아니겠지만....

山村日記 2022.05.30

고맙습니다 ! ....

가스 안전공사와 우리 울주군에서 아직도 고무 호스로 LPG 가스를 사용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쇠파이프 배관으로 교체해 주는 사업을 하는데 작년에 신청했드니 오늘 세분이 나와서 깨끗하게 새 파이프로 배관을 설치해 주고 가스통도 두개를 연결해 언제라도 교환토록 해준다. 항상 행정기관에서 한다는 사업(?) 치고 제대로 해주는 일이 드물다고 느끼는 사람인데 오늘 나와서 작업하는 세 사람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한여름처럼 30도를 넘는 날씨인데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세밀하게 작업하는 모습에다 친절하고 자상한 태도까지 더 믿음이 간다. 꼭 필요한 곳에 정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LPG용기 사용가구 시설개선사업"에 깊은 고마움 전한다.

山村日記 2022.05.29

아는 사람만이 아는 ....

​ ​ 내가 남의 속살을 일부러 보려고 한 게 아닌데 "명아주"란 잡초를 뽑다 보니 흙이 딸려 올라와 본의 아니게 감자 속살을 보고 말았다. ​ 지독한 가뭄이라 한두 번 물을 뿌려주다가 아예 고랑에 물을 대 주기까지 하긴 했지만 저렇게 예쁜 감자를 잉태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 가뭄 속에서도 지금 저 정도 크기라면 앞으로 20여 일 후 "하지"때까지 굵어지면 튼실한 감자 옥동자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 해마다 감자를 심긴 해도 항상 먹고 남아 창고에서 싹이 나고 그걸 다시 이듬해 심고 .... 그래도 첫 수확한 날 햇 감자 삶아 먹는 그 맛은 아는 사람만이 아는 황홀한 "오르가즘"이다.

山村日記 2022.05.28

5월의 봄바람 치고는 ....

​ ​ 옛날부터 처녀들이 "봄바람" 나면 못 말린다 하고 과부들이 봄바람 나면 눈에 뵈는 게 없다고 했는데 5월의 봄바람 치고는 너무 거칠고 심하다. ​ 순간적으로 천방지축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비 만 안 섞였지 태풍이나 진배없다. ​ 마당 느티나무의 겨우내 썩은 가지들이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니 그 밑에 놀던 "바우"놈이 식겁을 하고 집안으로 도망치는데 .... ​ 햇볕 뜨겁기 전에 고사리 꺾어놓고 한숨 돌리며 꽃구경이나 좀 하려 했더니 웬걸 양귀비는 아예 안 보이고 작약꽃은 반 이상 "비구니" 머리를 하고 있다. 바람에 꽃잎을 다 빼앗겨 버린 거다. ​ 차라리 내 머리카락이나 뽑아 갔으면 염주 하나 목에 걸고 "혜촌암" 주지스님이나 할낀데 .... ​

山村日記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