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5 24

봄나물의 향연 ....

​ 봄 그리고 어느 날 .... 오래된 그리움처럼 찾아온 잊혀질 수 없는 그 맛 "고사리 찜" ​ 고사리, 취나물, 돌미나리, 방아잎, 부추, 곤달비에 들깨가루와 찹쌀가루 그리고 조갯살을 넣고 끓인 봄나물의 향연이다. ​ 해마다 이맘때면 즐겨 먹는데 조갯살을 제외하곤 즉석에서 채취한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건 오로지 산촌(山村)에 사는 특권인 셈이다. ​ 향긋한 봄나물 내음처럼 향기롭고 맛있는 일상이 춘몽(春夢)인 양 지나간다 ​ ​ ​ ​ ​ ​ ​ ​ ​ ​ ​

山村日記 2022.05.07

합동 기념일로 지정 ....

​ ​ 어린이날 100주년인데 손주들은 안 오고 이 뜻깊은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손주들 대신 어린 모종들과 놀았다. ​ 오이고추 여섯 포기, 일반 고추 열 포기, 가지와 오이 빨간 토마토 노란 토마토 다 함께 어울려 놀다 보니 어느새 한 고랑이 다 찬다. ​ 이왕 노는 김에 한 놈 한 놈 말뚝박기 놀이에 다가 줄 넘기까지 하다 보니 목마르다기에 호스 연결해 시원한 산수(山水)까지 듬뿍 먹어주니 최고란다. ​ 그동안 추워서 얼어 죽을까 봐 못 심고 있던 모종들 오늘에야 안심하고 심긴 심었는데 이젠 괜찮지 싶다. ​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합동 기념일로 지정하던지 해야지 이틀 건너 서로 챙기려니 손주나 아들이나 할애비나 서로가 불편하긴 매한가지다.

山村日記 2022.05.05

이참에 몸보신이나 ....

​ ​ 시골밥상의 가장 대표적인 반찬 "상추"가 이제서야 겨우 먹을 만해졌다. ​ 강아지 애비 같은 날씨로 며칠 전까지도 서리가 왔으니 4월 초순부터 두세 번에 걸쳐 뿌린 상추가 5월 중순이 다 되었어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쌈장 하나만 맛있게 만들어 두면 웬만한 손님이 와도 상추쌈에 장아찌 두어 가지면 한 끼 해결은 거뜬한데 올해는 비장의 무기까지 있으니 .... ​ 작년에도 침 질질 하면서도 내 연못에서 크는 놈이라 차마 못 잡아먹고 그대로 둔 "논 고동" 우렁이들 벌써부터 눈에 띄기 시작이니 올해는 기어코 우렁이 "빡빡장"을 만들어 먹어 볼 생각이다. ​ 어차피 "우렁각시" 기다리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 이참에 몸보신이나 해 볼까?....

山村日記 2022.05.04

약성(藥性)이 제일 좋다는 ....

​ ​ 추운 겨울을 이겨내서 약성(藥性)이 제일 좋다는 이맘때가 "곰보배추" 채취 시기인데 밭 이곳저곳에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놈들을 전부 소쿠리에 집합시켰다. ​ 뿌리는 그냥 두고 줄기와 잎 만 잘랐는데도 생각보다 훨씬 많다. ​ 공식 명칭이 "배암차즈기"고 기관지 관련 질환의 치료 항산화 작용, 항염 작용이 있다니까 잘 씻어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들어 우유에 타 먹어야겠다. 젊을 때 많이 피운 담배 니코틴 좀 해독이 되게 .... ​ 산삼 보약은 못 챙겨 먹어도 밭고랑 여기저기 자생하는 이런 놈이라도 먹는 재미가 산촌에 사는 특권이라 잘 하면 100세 청춘을 누릴지 그 누가 알리오. ​ 옛날엔 "곰보 아저씨"가 간혹 보이기도 했었는데 ....

山村日記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