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100주년인데 손주들은 안 오고 이 뜻깊은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손주들 대신 어린 모종들과 놀았다. 오이고추 여섯 포기, 일반 고추 열 포기, 가지와 오이 빨간 토마토 노란 토마토 다 함께 어울려 놀다 보니 어느새 한 고랑이 다 찬다. 이왕 노는 김에 한 놈 한 놈 말뚝박기 놀이에 다가 줄 넘기까지 하다 보니 목마르다기에 호스 연결해 시원한 산수(山水)까지 듬뿍 먹어주니 최고란다. 그동안 추워서 얼어 죽을까 봐 못 심고 있던 모종들 오늘에야 안심하고 심긴 심었는데 이젠 괜찮지 싶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합동 기념일로 지정하던지 해야지 이틀 건너 서로 챙기려니 손주나 아들이나 할애비나 서로가 불편하긴 매한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