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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처녀들이 "봄바람" 나면 못 말린다 하고
과부들이 봄바람 나면 눈에 뵈는 게 없다고 했는데
5월의 봄바람 치고는 너무 거칠고 심하다.
순간적으로 천방지축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비 만 안 섞였지 태풍이나 진배없다.
마당 느티나무의 겨우내 썩은 가지들이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니
그 밑에 놀던 "바우"놈이 식겁을 하고 집안으로 도망치는데 ....
햇볕 뜨겁기 전에 고사리 꺾어놓고 한숨 돌리며
꽃구경이나 좀 하려 했더니 웬걸 양귀비는 아예 안 보이고
작약꽃은 반 이상 "비구니" 머리를 하고 있다.
바람에 꽃잎을 다 빼앗겨 버린 거다.
차라리 내 머리카락이나 뽑아 갔으면 염주 하나 목에 걸고
"혜촌암" 주지스님이나 할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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