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7 23

진정한 농심이 아닐까 ....

​ ​ 주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기에 그 말 만 믿고 상추씨를 뿌렸다. ​ 기존의 상추들은 전부 꽃 대가 올라와 아래쪽 잎 만 따 먹고 있긴 하지만 쌉싸래한 맛이 진해져 봄 상추 맛에 비할 바는 전혀 아니라서 .... ​ 여름 상추가 발아율도 낮고 제대로 성장하기도 어렵지만 지금쯤 씨 뿌려 놓아야 9월 10일 추석 때 집에 오는 자식들 먹이기 딱 좋을 크기로 자라줄 것을 믿는 부모의 작은 배려이기도 하다. ​ 손주들이야 햇 옥수수 한 자루씩 입에 물려 놓으면 "할아버지 최고!" 소리가 절로 나오겠지만 다 큰 자식들이야 당연히 삼겹살 구워 상추 한 쌈해야 오랜만의 회포도 풀리고 그런 게 연례행사다. ​ 수요에 맞춰 씨를 뿌리는 게 진정한 농심(農心)이 아닐까 싶다. ​ ​ ​

山村日記 2022.07.22

농산물의 숙명인가 ....

​ ​ 봄 가뭄에 애써 사다 심은 모종들이 다 죽고 겨우 살아남은 가지 두 포기가 효자 노릇을 하는데 사흘 건너 두 개씩 생산해 내니 소비가 문제다. ​ 쪄서 간장 무침도 하고 계란 물에 적셔 부침개도 하지만 두 식구가 먹어내기엔 역부족이다. ​ 그렇다고 집집마다 거의 다 가지는 심었을 텐데 나눠 줄 이웃을 찾다 보니 몇 십 리 밖에서나 가능하니 내년엔 한 포기만 심든지 안 심든지 해야겠다. ​ 도시인이 주말농장 삼아 텃밭을 가꾸는 건 생산된 농작물을 언제라도 도시의 이웃들에 나눔 하지만 시골에 정착한 귀농인들은 적정량의 채소를 심어야 불필요한 모종 값이나 종자값을 절약할 수 있다. ​ 풍년이면 값이 떨어지고 흉년이면 값이 올라가는 게 농산물의 숙명인가 보다.

山村日記 2022.07.20

지 땅도 제 맘데로 못하는....

​ ​ 새 정부에서 산업 현장에는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고 큰소리는 뻥뻥 치고 있어도 앞길이 까마득해 보인다. ​ 우리 집 입구까지는 도로포장이 되어있지만 우리 집을 돌아서 임도(林道) 입구까지 100여 미터가 비포장이라 면사무소에 포장해달라고 건의했더니 인접한 지번(地番) 두 곳 소유주들의 동의서를 받아 달란다. ​ 한 곳은 문중(門中) 산이라 동의가 불가능하고 또 한 곳은 다섯 형제의 공동명의로 되어 "농지 특별 조치법"에도 꿈쩍 않고 연락도 없는 곳이라 동의서는커녕 손톱도 안 들어가는 곳들이다. ​ 엄연히 소유자가 국가로 지적도상 분명히 "도로"로 기재돼 있음에도 민원 발생을 피하기 위해 주변 땅의 동의서가 필요하다면서 이 점을 강조하는 "울주군청"의 공문서도 어제 내려왔단다. ​ 시오리나 떨어진 면..

山村日記 2022.07.19

자연의 숲 내음이 ....

​ ​ 장마다! 장마철이다 하면서도 계곡의 물이 마르고 밭작물들이 목말라했었는데 어젯밤부터 제법 비 다운 비가 내린다. ​ 며칠째 꽃 몽우리만 달고 안간힘을 쓰던 "참나리" 차라리 비를 맞는 저 모습이 더 아름답다. ​ 여수, 목포, 군산을 돌아온 2박 3일간의 "남도 맛기행" 녹초가 되어버린 육신에겐 모처럼의 이 비가 일상을 휴식으로 만들어 주어 천만다행이다. ​ 비를 품은 자연의 숲 내음이 가슴에 닿는다. ​ ​ ​ ​ ​

山村日記 2022.07.18

과연 몇 개나 될까? ....

​ 몇 년 전 10 그루 얻어 온 "사과나무"가 관리 소홀(?)로 다 죽고 딱! 두 그루 남아 있는데.... ​ 그것도 한 나무는 태풍 때 쓰러져 아직도 드러누워서 일어 날 생각은커녕 열매를 어떻게 맺는지도 모르는 폼이고 나머지 한 놈은 희한하게도 올해 사과를 억수로 달고 있길래 ​ 메추리알만 할 때 내 딴에는 솎아준다고 솎아 주었는데 이제 보니 그래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놈들이 더러 보여서 손주 주먹 만 한 스물다섯 개를 따 내니 뼈골이 욱신 거린다. 아까버서 .... ​ 작년까지만 해도 사과나무의 잎이 까맣게 말려버리는 병 치레로 시과를 달고 있어도 결국 다 떨어지거나 산새들의 간식으로 내 입에 들어오는 건 쩝! 쩝! 침 만 질질이었다. ​ 그 이후 농약 처가며 사과 키우느니 사 먹는 게 좋겠다는 턱..

山村日記 2022.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