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7 23

모르면 배워야지만 ....

부귀와 명예를 상징한다는 꽃 중의 왕 "모란"이 완전히 살아나서 새 잎을 피우고 있다. 올봄 재건축하는 아파트 화단에서 꽃 몽우리가 맺혀있는 걸 캐 와서 심었는데 가지마다 맺혀있는 꽃이 보고 싶어 두 가지는 남겨둔 채 심었더니 살아날 듯 살아날 듯하면서 자꾸 말라가기에 결국은 잘라주고 말았다. 진작에 가지를 다 잘라주고 심었으면 더 쉽게 살아났을 텐데 꽃을 보겠다는 그 작은 욕심 때문에 나무만 고생시키고 말았다. 어차피 꽃은 내년에나 볼 수 있을 텐데.... 제 철이 아닐 때 옮겨 심는 나무나 꽃, 모종들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잎과 가지만 남기고 전부 제거해 주어야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회복력도 빠르다는 걸 뻔히 알면서 올해 꽃을 보려 했던 미련과 욕심이 "모란"만 힘들게 했다. 모르면 배워야..

山村日記 2022.07.08

영남 알프스와 은메달 ....

​ ​ 영남 알프스 .... ​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한 산새와 풍광을 가진 가지산(1,241), 신불산(1,159), 간월산(1,069) 영축산(1,081), 천황산(1,189), 재약산(1,108), 고헌산(1,034) 운문산(1,188), 문복산(1,015)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9개의 산들이 모인 곳을 일컫는 영남 동남부 지역의 산맥을 말한다. ​ 이 영남 알프스 "고헌산" 품 안에 터를 잡은 우리 "소호마을" 해발 500의 고랭지에다 북쪽만 트인 분지 형태의 마을이라 겨울 평균 기온이 서울지방과 거의 비슷한 울산에 남아있는 유일한 "청정지역"이기도 한 곳인데 .... ​ 몇 년 전부터 "울주군" 당국에서 이 "울주 영남 알프스 9봉"을 완등한 등산객에게 "은메달"을 지급하는 바람에 전국에..

山村日記 2022.07.07

소 발에 쥐 잡기 ....

​ ​ 몇 해 전 뭣도 모르고 심었든 "당근" 맛이 시중 거보다 유난히 달고 맛있길래 올봄 또 씨를 뿌렸으나 극심한 가뭄에 싹이 안 나 두 번째 뿌린 씨앗에서 싹이 나왔다. ​ 원래 당근은 제주도가 주산지고 김해와 밀양, 강원도 평창에서만 재배 기후조건이 맞는 데다 봄 가을 저온에서만 잘 자란다는데 이 한 여름에 제대로 자라줄지 의문이다. 뭐 이곳도 해발 500의 고냉지이긴 하지만 .... ​ 가뭄 탓에 시기를 잘 못 맞춘 것 같기는 해도 어릴 때 가을 무같이 싹을 솎아줘야 한다는 건 경험으로 아는지라 성장 여부는 둘째치고 일단 4~5센티 간격으로 솎았다. 어느 정도 자라면 2차로 솎아 줄 생각하고 .... ​ 귀농 귀촌해서 가장 실패를 많이 하는 경우가 그 동네에서 재배하지 않는 과일나무나 심지 않는 ..

山村日記 2022.07.06

밤나무 애송이가 ....

​ ​ ​ 밤나무에 "애송이"가 예년 같지 않다. 7월 초순이면 한참 자라야 할 시기인데 별로 눈에 띄는 게 없는 걸 보면 밤송이 자체가 적게 달린 게 분명해 보인다. ​ ​ 지난 달 밤 꽃이 한창일 때 극심한 가뭄으로 나무 밑에 하얗게 떨어진 꽃을 보았을 때는 올해 밤 꽃이 유난히 많이 떨어지는구나.... 했는데 가뭄 탓에 제대로 수정을 못한 게 아닌가 싶다. ​ ​ 아직은 애송이라 나무에서 잘 안 보일 수도 있지만 밤송이 자체가 적다는 건 밤 흉년이 들게 될 거란 징조 다행히 우리 지역에만 그렇고 다른 지역에는 밤 풍년이 들어야 할텐데 걱정스럽다. ​ ​ 하긴 뭐 밤 풍년이 들어도 밤 주울 사람이 없으니 그게 더 큰 걱정이긴하다. 새벽이면 플래시 들고 서로 먼저 밤나무 숲을 헤집든 동네 할머니들의 연..

山村日記 2022.07.05

고추에 약 치기 싫어서 ....

고추에 약치기 싫어서 풋고추 따 먹을거만 1 ~20포기 심는데 올 봄 가뭄이 워낙심해 모종 심어둔 게 자라지도 않고 "앉은뱅이" 용 만 쓰고 있길래 며칠 전 살포시 비도 내리고 태풍도 온다 하겠다 이때다! 싶어 포기와 포기 사이에 복합비료를 한 줌씩 넣어주었는데 .... 온다는 태풍은 죽어도 일본이 좋다고 곧장 그곳으로 가 버리고 땡볕만 내려 쬐니 충분한 수분끼로 흡수될 줄 알았든 비료기운이 고스란히 고추모종에 집중하다 보니 영양과다 아니면 굶다가 한 폭식(?)으로 배가 터져 "짜구"가 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잎이 말라 비틀어진 저 "꼬라지"가 뭐꼬? .... 살기싫어 "자빠지는" 놈 굳이 살려야 할 의무는 헌법에도 없는지라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애써 모른 척 코털만 만지고 있는데 천사(평소에는 집사람이..

山村日記 2022.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