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7 23

60대가 젊은이 취급받는 ....

​ ​ 마을 초등학교 분교 앞 버스 정류소에 있는 정자인데 위치 하나는 끝내주게 자리 잡았지만 관리가 문제다. ​ 분교 정문 앞이라 하루 종일 어린 새싹들을 만날 수 있지 고헌산에 흘러 내려오는 맑은 개울 물에다 버스 정류소까지 끼고 있으니 실용적이기까지 하지 저 운치 있는 천년 암석에다 자연산 뽕나무까지 .... ​ 근데 어쩐 일인지 동네 사람은 저 정자를 이용 안 하고 있는데 아니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는 게 옳은 말 같다. ​ 당초에 설계가 잘못되어 계단이 처마 밖으로 나와 비에 노출된 채 썩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첫 번째 계단이 쩍 벌어진 채 다 썩어 내려앉는 중인데 저 계단을 건너뛰어 정자에 오르기엔 무리다. ​ 60대가 젊은이 취급받는 우리 동네 현실에는 ....

山村日記 2022.07.30

작은 도서관 ....

우리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 생긴다. 주민들과 여러기관의 뜻있는 분들의 자발적인 기증으로 2천여권의 책으로 개관을 하지만 8월말이나 9월초로 예정된 정식 개관 때 까지는 "작은 도서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신청을 하고 허가를 득해야 하는 행정절차는 남아 있어도 뜻을 같이 하는 주민들과 출향인 심지어 나도 귀촌할 때 멋도 모르고 그냥 좋아서 사 모은 금쪽 같은 귀향인 "필독서"(?) 수십권을 아낌없이 보탰으니 뒤따라오는 귀촌 귀농인들에겐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별 것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앞서 긴 사람들의 작은 기록들.... 그 작은 기록들이 앞으로 우리 농촌을 짊어지고 나가야 할 젊은 세대들에게 멋진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

山村日記 2022.07.28

이놈의 전쟁 휴전은 ....

​ ​ 대파 두 고랑 풀 뽑아 잘 영면하시라고 김장 배추 심으려고 만들어 둔 비닐 씌운 옆 고랑에 잘 모셔 두었다. ​ 당연히 검정 비닐이라 햇볕을 잘 흡수하는 곳에다 잡초 뿌리들을 가지런히 모셨으니 뜨끈뜨끈한 찜질 덕에 편안히 가시리라 믿는다. 옆 고랑의 먼저 간 동료들처럼 .... ​ 아무리 고랑 위에다 올려 두었다고는 하나 두 고랑의 잡초가 저렇게 많이 나올 수가 있나 옛날 같으면 "소꼴"로 이틀은 먹이고도 남겠다. ​ 웬만하면 제초제 사용을 안 하는 터라 무식한(?) 노동력으로만 해결을 하려다 보니 죽어나는 "조조 군사"는 나 지만 이놈의 전쟁 휴전은 딱! 겨울 한 철뿐이니 ​ "오호! 통제라!" ​

山村日記 2022.07.27

참 나리꽃 담금주 ....

​ ​ "참 나리꽃"의 계절이 왔다. 잎과 줄기 사이에 까만 콩처럼 붙어있는 종근(?)이 새까맣게 흘러 새싹을 틔우는 바람에 농장 곳곳이 참나리의 본토가 된 듯하다. ​ 꽃도 오래가고 예쁜 탓에 "원추리" 꽃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 진 대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참나리의 진짜 매력은 특별한 약성(藥性)에 있다. ​ 꽃이 지기 전 따서 꽃술을 제거하고 서너 번 씻어 말린 뒤 차로 끓여 먹어도 좋고 꽃잎을 넣은 "담금주"를 만들어 시원한 그늘에 3개월만 두었다 먹으면 .... ​ 여러 가지 질병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그런 평범함을 넘어 이미 잘 알려진 "야관문"은 맨발로 따라와도 견줄 수 없는 탁월한 정력제라는 사실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 순결이니 깨끗한 마음이니 하는 꽃말엔 조금 부끄럽지..

山村日記 2022.07.26

빈 집 활용을 위한 ....

​ 마을을 구성하는 것이 사람과 집인데​ 사람은 농촌인구의 노령화로 자꾸 줄어들고 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 되어 황폐화되고 있다. ​ 보이는 집 오른쪽 집은 물론 저 집 뒤로 연거푸 세 집이 빈 집으로 주인은 있으나 주민은 없는 전형적인 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그래도 명색이 초등학교 분교가 있는 중심적인 마을인데도 두 집 건너 한 집은 비어있으니 .... ​ 귀농 귀촌 인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별장형이거나 주말형이라 마을 공동체 형성엔 도움이 되지 못하고 ​ 자녀 교육이나 생활형 귀촌인들도 저런 빈집을 활용하기보다는 나름대로의 새 집을 지어서 이주를 해오기 때문에 기존의 마을은 자꾸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 ​ 시골의 빈 집 활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게 농촌의 현실이..

山村日記 202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