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1 19

특급 상추의 진미 ....

​ ​ 상추 하면 봄 상추를 떠올리지만 봄에 씨 뿌린 상추를 한여름 휴가철에 먹기에는 상추 품질이 떨어져 곤란할 때가 많기에 .... ​ 여름방학 때 손주들이 오면 삼겹살 깔판(?)으로 신나게 먹어 볼 요량으로 상추씨를 두어 번 뿌렸는데 도대체 싹이 안 나길래 가뭄 때문인가 보다 했는데 때아닌 이 초겨울에 상추들이 자라기 시작한다. ​ 참 나 이런 걸 경상도 사투리로 말하면 "시도 때도 없이 '가리느까' 지랄하고 자빠졌네" 다. ​ 옛날 까까머리에 "소똥버즘" 난 것처럼 듬성듬성 상추 고랑을 형성하고는 있지만 지금 먹기는 날 샜고 저대로 버려두었다가 내년 봄 일찍 저 뿌리에서 새롭게 자라는 상추맛은 아는 사람들만이 아는 특급 상추의 진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 봄이 오면 .... 저 상추와 함께 할 님은..

山村日記 2022.11.22

통일 전망대 저쪽 ....

​ ​ 금강산과 해금강이 코앞인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를 다녀왔다. 거창하게 2박 3일에 걸쳐 .... ​ 아파트 50층 높이인 새로 지은 통일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 많은 이북 땅에 대한 감회야 어찌 글로 다할 수 있으리오만 일상에서 탈출한 그 시원한 해방감도 좋았지만 ​ 동해안 끝에서 끝까지 콧구멍에 바람 넣는 기분 이건 아는 사람은 많아도 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산과 사람이 함께하는 부산에서 고성까지 .... ​ 삼척의 "뜰애 홍합밥"과 강릉의 "감자 옹심이" 본점 비록 줄 서는 시간을 피해 아침 겸 점심으로 선택은 했지만 소문난 명문 식당답게 맛과 질이 뛰어난 곳이었다. ​ 김장이야 겨울 갈무리야 시작하기 전 번개팅으로 다녀온 "통일 전망대" .... ..

山村日記 2022.11.21

세월이 되돌아 올지 ....

​ ​ 동지(冬至) 때 팥죽과 곁들이려고 2박 3일에 걸쳐 "동치미"를 담갔다. ​ 남자들이야 잘 모르지만 생각보다 일거리가 많은 게 동치미인데 그 시원한 맛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다. 무, 배추, 쪽파, 생강, 마늘, 배, 사과, 대파, 감초, 고추를 다듬고 씻고 절이고 갈고 돌돌 말고 끓이고 식히고 .... 어휴~ 복잡해 .... ​ 동치미에 백김치 배추가 안 들어가면 안 되는지 저 싱싱한 무에다 배추 다섯 포기까지 더하니 웬만한 뚱보 배만 한 장독에 가득이다. ​ 큰아들에 이사장님, 00언니에 이 선생에다 우리 거까지 동치미 담굴 때부터 나눔 할 곳 먼저 계산해서 무 배추 양을 정하는 집사람이 참 대견스럽기도 하다. 돈 주고 사서는 절대 할 수 없을 텐데 .... ​ 살얼음 낀 동치미 한 그릇과 ..

山村日記 2022.11.17

진정한 참 사랑 ....

​ ​ ​ "참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꽃무릇 "마흔다섯 포기"가 연못 가에서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 워낙 추운 곳이라 살지 죽을지 몰라 시험 삼아 심어 본 꽃무릇이 이렇게 잘 적응해 주니 고맙고 반갑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좀 더 많이 캐다 심었을 텐데 아쉽다. ​ 지금은 철거를 위해 출입이 금지된 내 살던 재건축 아파트 꽃이 지고 난 직후에 옮겨야 한다기에 어정쩡 기다리다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되고 말았으니 ....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상사화"의 꽃말과 꽃무릇의 꽃말을 착각한 탓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든 아쉬움이 저놈들 볼 때마다 되풀이된다. ​ 참 사랑 .... 이젠 오로지 저놈들을 정성으로 보살피고 가꾸어 한 포기 두 포기 번식시켜 나가는 길만이 ..

山村日記 2022.11.16

내 호주머니 돈이 ....

​ ​ 슬~슬~ 겨울로 가는 길목이라 얼기 전에 김장 무를 다 뽑았다. ​ 가을에 씨 뿌릴 때 "여울이네"와 반반씩 나눠 심었든 비싼 씨앗과 싼 씨앗의 결과는 혹시나? 가 역시나였다. ​ 두 종류 다 무 크기와 잎새 성장도는 비슷했으나 비싼 놈이 조금 통통하고 싼 놈이 조금 길쭉한데 통통한 놈이 단 맛이 조금 강하고 길쭉한 놈은 알싸한 맛이 조금 더 강하다. ​ 취향 나름이겠지만 결론적으론 씨앗을 구입할 때 몇 천원 더 주고도 비싼 씨앗을 사다 심어 면 크기나 맛에 부담 없이 김장도 하고 나눔도 할 수 있겠다. ​ 하긴 세상에 돈 더 많이 줘서 안 좋은 게 어디 있겠나? 내 호주머니 돈이 없는 게 탈이지 .... ​

山村日記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