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2 13

"동지 팥죽" 먹었으니 ....

​ ​ 아침부터 함박눈이 펑펑 내리길래 오늘 "동지 팥죽" 먹기는 날 샜구나... 했는데 다행히 낮부터 햇볕이 나기 시작한다. ​ 해마다 집에서 끓여먹든 팥죽인데 집사람이 올해는 노 동지(老 冬至)라서 늙은이가 있는 집에선 팥죽을 끓여 먹지 않는다는 법이라나 ..... ​ 햇볕 덕분에 거의 다 녹은 눈길을 거쳐 "도명사" 라는 절에 들려 팥죽 먹고 팥 시루떡까지 얻어 돌아오니 추워지기 시작이다. ​ 도낏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어찌어찌 지나다 보니 어느덧 노(老) 동지에는 팥죽도 못 끓여 먹는 나이가 되었는지 .... ​ "동지 팥죽" 먹었으니 또 한 해가 지나가겠지 .... ​ ​ ​ ​ ​

山村日記 2022.12.22

"놀부" 흉내를 한번 ....

​ ​ 마당 느티나무에 뭐가 시키먼게 보이길래 쳐다보니 주인도 없고 공사하는 작업자도 안 보이는 "까치집"인데 왠지 좀 엉성해 보인다. ​ 하기야 이 추운 날 누가 나와서 공사를 하겠냐만 저놈들 세상에도 우리처럼 일손이 많이 부족한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외국인 노동자를 데리고 올 수도 없을 테고 .... ​ 다행히 사람 다니는 머리 위가 아니라서 새똥 맞을 염려는 없겠지만 엄연한 나무 주인이 난데 한마디 상의 없이 집을 짓는 건 불법 건축물이 분명해서 강제 철거를 하려니 워낙 양반집 자손인 나로선 좀 그렇고 그렇다고 군청 "건설과"에다 신고하기도 그렇고 .... ​ 자슥들 집을 지으려면 좀 예쁜 집을 짓던지 아니면 내게 상의 했으면 "지붕 빨간 양옥집" 하나 매달아 주고 전세나 좀 받아 챙길 텐데..

山村日記 2022.12.20

보일러 기름값 ....

​ ​ 춥다 .... 밤사이 흩뿌린 눈이 연못 얼음 위에 눈꽃을 피웠다. ​ 예년 같으면 아직까지는 싱싱해야 할 산수(山水)가 이 지방의 극심한 가뭄 탓에 벌써 얼어 버리고 보기 드문 12월 추위에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는다. ​ 할 수 있는 거 라곤 내 밥 먹고 개 밥 주고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바보상자만 바라보며 전기 히터에 삭신을 녹이는 일뿐 일상생활이 사라진지 며칠 째인지 모른다. ​ "푸틴" 그노무시키 바람에 올라 간 "보일러 기름"값 리터 당 1700원에 꼼짝 안 하던걸 조합장에게 통사정하다시피 부탁해 1650원이 되었으나 아직도 휘발윳값보다 100원 이상이나 더 비싸니 .... ​ 도시가스나 다른 연료가 공급되는 지역과 달리 오로지 보일러 등유가 유일한 난방 연료인 산촌에선 보일러 한번 ..

山村日記 2022.12.19

됐나? 됐다! 로 ....

​ ​ 첫눈 내린 날 .... 세찬 바람 때문에 눈이 나무 위에는 없지만 하얀 도화지가 된 겨울의 민 낯이기도 하다. ​ 마을 대동 회의에 이어 각 마을별 "반 회의"에서는 각 가정마다 물값(수도세) 4만 원에 반장 년 수고비 1만 원씩으로 결정 할당키로 했다. ​ 식구 수와 관계없이 가구별로 물값을 정한 건 지하수 펌프 전기료와 수리비 외에는 딴 지출이 없는 점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 배려지만 1달에 3300원 정도라 큰 부담이 없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 단지 새로 집을 지어 이사오는 경우에는 기존의 시설비와 기존 주민들의 기득권을 인정해서 가입비 100만 원을 내도록 하는데 각 부락마다 금액은 조금씩 다르다. ​ "반 회비도 많이 모였는데 고기 좀 먹으러 가자!" 됐나? 됐다!로 통하는 이..

山村日記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