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2 13

곧 죽어도 남자의 ....

​ ​ 부추가 몸에 좋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이 추위에도 저렇게 파란 모습은 유지하고 있는데 잎사귀들은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있다. 쌩~쌩~ 지나가는 바람이 귀찮은 거겠지 .... ​ 원래 밭 변두리에 있었든 부추 고랑이 감나무 밑이라 햇볕도 잘 안들고 관리가 소홀해지기 십상이라 몇 년 전 햇볕 잘 드는 밭 가운데 쪽으로 옮겼는데 관리 소홀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다. 게을러서 .... ​ 그래도 저렇게 겨울을 이겨내고 새봄에 올라오는 첫 부추를 이곳에선 "아시 정구지"라 부르며 아들과 사위한테도 안 주고 영감한테 만 먹인다는 최고의 "강정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이제 뭐 강정제까지 찾을 연식은 지났지만 거의 한 뼘에 가까운 저놈들 보니 은근히 회가 동한다. 곧 죽어도 남자의 근성은 버리지 ..

山村日記 2022.12.05

또 하나의 기다림이 ....

​ ​ 느티나무 낙엽 사이로 "머위" 잎이 머리를 살포시 내밀고 있다. ​ 느티나무가 머위가 추울까 봐 자신의 잎사귀로 덮어 준 것인지 머위가 떨어진 낙엽을 이불 삼아 머리 만 쏙! 내밀고 있는 것인지 .... ​ 어느 쪽이든 겨울을 이겨내려는 자연의 조화로움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 봄이 올 때까지 .... 가슴 한 켠을 내어주고 함께 기다려야 하는 시간 또 하나의 기다림이 시작된 것 같다.

山村日記 2022.12.02

"돈의 힘"이 더 센 게 ....

​ ​ ㅁㅁ노총인가 나발인가가 자기들 덕 좀 더 보려고 온 나라를 파업의 구렁텅이로 끌고 가려고 난리지만 나에겐 그보다 더 큰 난리가 터졌다. ​ 평소에 물 새는 것이 표도 안 나든 산수 호스가 영하로 뚝! 떨어진 차가운 날씨에 균열이 간 건지 물이 새어 나와 얼음꽃을 피웠다. ​ 낮 기온도 영하로 내려 간 이 한 겨울에 저 얼음 다 털어내고 호스에 비닐테이프 감는 작업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 오늘은 그냥 얼음 꽃 만 즐긴다. ​ 거금 2백만 원이나 들여 지난여름에 넣어 둔 "동네 수도"가 지하수라서 이 정도 추위에는 끄떡없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 "동장군 힘"보다는 "돈의 힘"이 더 센 게 맞는가 보다.

山村日記 2022.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