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1 19

매화 향 한 줄기 ....

​ ​ 미쳤다! 날씨도 세상도 미쳐 날뛰니 매화꽃마저도 .... ​ 11월도 다 안 지나갔는데 어쩌자고 꽃 몽우리를 맺었는지 안타까운 걱정에 마음은 더 춥기만 하다. ​ 세상이 온통 제 밥그릇만 챙기고 세상이 온통 제 생각만 옳다 하고 세상이 온통 뒤죽박죽 썩은 내 만 풍기니 ​ 고고한 매화 향 한 줄기 겨울의 코앞에 풍기고자 함인가? .... ​ ​ ​

山村日記 2022.11.29

더 좋은 피로 회복제 ....

​ ​ 김장 절이고 씻고 양념하고 전부 집사람이 하지만 그 뒤를 "바늘의 실"처럼 따라다니며 뒤치다꺼리 해주는 일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 온 만신이 쑤시도록 하다 보면 언젠가 끝나는 게 김장 작업이긴 해도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게 또 김장이다. ​ 아들네로 지인 네로 스티로폼 박스 일곱 개를 사 와서 바로 먹는 김장김치 나중에 먹을 김치 총각김치에 동치미까지 네 종류의 김치뿐이면 말도 안 한다. 쌈 배추 거리에 생 무 몇 개 .... ​ 주고 싶은 건 다 넣다 보니 택배 법에 어긋나서 박스 체중 감량한다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생난리로 읍내까지 두 탕이나 뛰었다. ​ 그래도 물 건너 온 "동전 파스"를 온몸에 은하수처럼 부치는 것보다는 갓 만든 김장김치에 막걸리~ 한 잔! 이보다 더 좋은 피로 회복..

山村日記 2022.11.28

나눔은 사랑이니까 ....

​ ​ 일기예보에 다음 주 초부터 겁나게 추워진다길래 좀 굵고 큰놈으로 만 40여 포기를 잘라 절임 작업에 들어갔다. ​ 다행히 이 가뭄 속에서도 산수가 내려와줘서 다듬고 절이고 씻고 밤새 물만 빼면 내일은 아침부터 양념 바르기 작업에 들어갈 것 같다. ​ 나머지 배추랑 대파도 다 뽑아서 아랫채 방에 꽁꽁 숨겨 두었으니 동장군(冬將軍) 놈도 쉽게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 큰 아들한테 보내는 거야 당연지사지만 평소 꾸준하게 택배로 그 유명한 "안동소주"로부터 온갖 반찬거리를 보내주는 지인을 시작으로 가까움 지인들에게 맛 보여 주는 우리 김장김치 .... ​ 연례행사로 치르는 김장 나눔이지만 우리 작은 정성이 그분들의 마음에 따뜻한 화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눔은 사랑이니까 ....​ ​ ​

山村日記 2022.11.26

천연과일 홍시 먹는 게 ....

​ ​ 11가지나 효능이 있다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대봉감 홍시 먹는 재미(?)가 아니라 바쁘다. ​ 저온 창고가 없다 보니 그냥 불 안 때는 아랫채 방에 보관하고 있는데 너도 나도 한꺼번에 홍시가 되기 시작하니 저 홍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룩하니 불러서 간식으로 먹기엔 한계가 있다. ​ 땡감일 때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나눔도 하고 남아있는 거라곤 2~30개 정도 밖에 아니지만 냉장고 냉동실도 만원이라 더 이상 보관도 안되고 .... ​ 동네 경로당에 나오는 노인들도 두어 명밖에 없으니 경로당에 주기도 그래서 죽어나 사나 먹어 치우기로 굳게 맹세하고 열심히 실천 중이다. ​ 천연과일 홍시 먹는 게 무슨 "오메가 3" 먹는 것처럼 마지못해(?) 먹어야 하는 현실이 아프다. 내 마음이 .... ​ ​

山村日記 2022.11.24

그리움도 갈무리해야 ....

​ ​ 김장할 때 사용할 마늘을 까다 보니 양이 좀 많아 흠 없는 멋쟁이들만 골라 따로 챙겼다. ​ 집에 남아있는 꿀에다 저 마늘을 담가 "꿀 마늘"을 만들 심산인데 마늘 굵기가 큰 놈보다는 중간치나 납작한 놈들로 만 골랐다. ​ 재작년에 꿀 마늘 담굴 때는 굵고 큰 놈만 골라 담가 놓았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말과 달리 젓가락에 잘 집히지도 않고 씹기도 불편해서 일일이 꺼내 반씩 잘라서 먹어야 했었다. ​ 마늘이 몸에 좋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여기다 꿀까지 보탰으니 건강식은 분명한데 만드는 재료의 좋고 나쁨보다 만드는 정성과 마음이 더 좋은 건강식으로 숙성시켜주지 않을까 .... 싶다. ​ 겨울 .... 그리움도 갈무리 해야 할 계절인가 보다. ​ ​

山村日記 202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