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8 17

나눠 심어 봅시다! ....

​ ​ 가을 무 두 고랑 씨 뿌렸는데 한 고랑엔 9,000원짜리 "청경무"를 또 한 고랑엔 6,900원짜리 "강호무"를 뿌렸다. ​ 사실은 동네 "여울이네"와 같이 읍내 점심 먹으러 나가면서 농협에 들러 김장무 씨앗을 샀는데 나는 "강호무" 여울이네는 "청경무" 씨앗을 샀다. 비싼 게 좋을 거라는 여울이네와 무 생김새가 더 곱다는 각자의 뜻에 따라 씨앗은 마음대로 구입하고는 .... ​ "집에 가서 반반 나눠 심어 봅시다!".... ​ 어느 씨앗이 성장률도 좋고 맛있고 모양이 예쁠지는 니도 모르고 나도 모르지만 씨앗을 생산하는 "농협종묘"는 좀 긴장해야 할 거다. 우리 두 집의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무 씨앗의 판매량이 확!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 "먼저 가져가 심고 나머지 주소!" 연배를 생각하는 ..

山村日記 2022.08.18

산소가는 길 ....

​ ​ 예초기 시동 걸려고만 하면 기름이 줄~줄 새는 바람에 읍내 수리센타에 16,500원 깨끗히 상납(?)하고 나간김에 "부모님 산소"에 들렸더니 앞길이 밀림이다. ​ 정작 산소는 그리 심하지 않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비름나물" 비슷한 잡초로 엉망진창이다. 엄지 손가락 보다 굵은 놈이 내 키보다 더 크게 버티니 시동 잘 걸린 예초기도 힘에 부치는지 웽~웽~거린다. ​ 겨우 중심잡고 본격적으로 "산소가는 길" 뚫고 있는데 미치고 환장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구름많고 서늘한 날씨가 일하기 딱! 좋다 싶었는데 .... ​ 부모님들이 "야야! 힘드는데 그만 하거라! 라고 말리시는 건지 하늘이 작업 강제 종료를 시키시는건지 아뭏튼 끄~읕!. ​ 아들놈은 "벌초 대행업체"에 맡기라지만 분묘 한 봉분에 8만원에 ..

山村日記 2022.08.17

잡초 "바래기" 풀 ....

​ ​ 어디서 많이 안면이 있는 놈인데 인사도 없이 김장 배추 심을 고랑 첫 머리에 떡! 버티고 있길래 "야! 임마! 니 어디서 많이 본 놈 같다." 하니 "아이구~ 어르신 저 알아보시겠습니까?" 한다. 아! 요놈 봐라 건방지게 내 밭에 발 뻗고 드러누워서 한다는 소리가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게 아닌가 ?.... ​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올봄 배추 고랑 만든다고 비닐 씌울 때 "발새 때"(발가락 사이 때를 일컫는 갱상도 사투리)만 하든 그 "바래기 풀" 새끼 그놈 아닌가.... 이런 젠장. ​ 그때 풀 매면서 이제 겨우 잎 두 장 달랑 달고 있든 새끼라 그냥 모른 척 넘어갔든 그 바래기 풀이 저놈인 게다. ​ 잡초 "바래기" 풀 ....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며 풀약을 쳐도 노랗게 말라죽은 듯 시체놀이하다가..

山村日記 2022.08.16

가족이다 싶어 ....

​ ​ 뼈에 좋고 "스태미나"에 탁월한 (?) 효과가 있다는 "우렁이"가 연못 속에 자갈처럼 우글거리는데 저놈들을 건져 내 우렁이 된장찌개 한번 해 먹는 게 소원인데 그게 마음대로 잘 안된다. ​ 첫째 집사람이 별로 좋아 안 하니 협조를 받을 수없고 저놈들 건져 낼 그물망을 만들어야 한다. 깊이야 1미터 밖에 안되지만 .... ​ 우렁이 넣은 강된장 만들어 호박잎 쌈 한주먹 먹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 걸치면 산촌 밤하늘 별빛이 더 초롱초롱 빛이 날 텐데 ....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한댔지만 눈앞에 "우렁이"가 와글와글해도 잡아먹어야 되는데 하찮은 고동이라도 내 집 연못의 가족이다 싶어 차마 행동에 못 옮기는 이것도 불치병인지 모르겠다. ​ 실속 없이 껄떡거리다 똥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山村日記 2022.08.15

사람의 향기가 ....

​ ​ "빰바라밤! 빰바라~밤!!".... 드디어 천사들이 나팔을 불기 시작한다. ​ 겨울마다 뿌리를 캐 집안에 보관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려고 가능하면 야생에서 자생해 보라고 올봄 조금 일찍 바깥세상에 옮겨 심었더니 초봄 추위가 얼~얼~ 했는지 겨우 살아만 있었던 천사의 나팔 열흘 전쯤 조그만 꽃술 몇 개 달더니 어제부터 나팔을 분다. ​ 작년 가을.... 왕성한 수세(樹勢)로 뻗은 가지를 보고 동네밴드에 올려 필요한 사람 네댓 명에게 꺾꽂이 기회를 줄까 했는데 하루아침에 내린 서리 때문에 왕창 다 죽은 경험이 있어 수세만 좋으면 올해는 일찌감치 나눔 하려 했는데 저렇게 부실해서야 나눔은 고사하고 종족보존도 겨우 하게 생겼다. ​ 그렇잖아도 자연의 묘한 숲내음에 절임 당하는 일상에 "천사의 나팔" 향기..

山村日記 202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