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9 19

사랑하는 가을 ....

​ ​ "아기 가을"의 수줍은 물감 놀이가 한창인 산촌의 게으른 일상이 느티나무 밑에서 졸고 있다. ​ 하늘 똥구멍 찔러가며 감 한 소쿠리 따다가 어설픈 칼 솜씨로 깎고 또 깎다가 지루하면 도토리묵에 재미 붙인 집사람이 도토리 떡 만든다고 부지런히 주워 모우는 도토리 껍질 까다가 .... ​ 그래도 심심하면 무심하게 "돌확"에 떨어지며 흐느끼는 산수(山水)의 청아한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니 막바지 9월의 이별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온다. ​ 이미 나무에서 홍시 된 감에는 무시무시한 땡벌이 주둥이 깊숙하게 박고는 도망갈 생각도 않는다. 천하에 도움 안 되는 네놈들 주기 싫어서라도 10월에도 나는 감을 깎을 것이다. ​ 사랑하는 가을을 위하여 .... ​ ​ ​

山村日記 2022.09.30

자연건조 감 말랭이 ....

​ ​ 이상기후 탓이건 세월 탓이건 감나무 가지가 부러지도록 감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내가 좀 고생을 하더라도 자연건조 "감말랭이"를 만들고 있다. ​ 감나무에 감을 홍시 만들어봐야 먹을 사람이 없고 지나가는 산새들 군것질거리 밖에 안될 터 드는 솜씨에 과일 칼 휘두르며 감을 전부 발가벗겼다. ​ 가을 햇살에 2~3일 정도 지나면 피득피득 하도록 말라 단물이 스며나올 때쯤 온 동네 "똥파리"를 모여들겠지만 올해는 아예 판 채로 덮어씌울 "배추망" 깨끗이 씻어 대기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 ​ 건조하면서 오다가다 집어먹는 감말랭이 맛이야 일러무삼하리오 마는 간식용이 될지 장아찌로 반찬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미래의 일이다. ​ 딱! 하나 분명한 건 올 가을 내가 깎아야 할 감의 숫자가 ..

山村日記 2022.09.29

이상한 가을 ....

​ ​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을 마치더니 뒤늦게 그 드라마 인기를 시샘이라도 하듯 "이상한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 나란히 서있는 다섯 그루의 감나무 중에 유독 저 감나무의 저 가지에만 감이 가지가 부러지도록 많이 달려 땅에 닿아있는 모습이 왠지 불안스럽기 짝이 없다. ​ 다른 감나무도 물론이고 저 나무에도 감이 듬성듬성 달렸는데 저렇게 한 가지에만 왕창! 달린 것이 혹시라도 기후변화의 징조인가 싶어 영 꺼림직해서 .... ​ 보통 한 해 건너 한 해씩 감 풍년이 들었다 흉년이 들었다 해걸이는 해 왔어도 한 나무에서 저렇게 감이 달리는 건 얼마 안 되는(?) 내 평생 처음 보는 일이다. ​ 이젠 계절도 유행을 타는 건지 "이상한 가을"이 두렵다.

山村日記 2022.09.28

생 대추가 맛있다 ....

​ ​ 대추가 몸에 좋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잘 건조된 대추보다 지금 저렇게 빨간 물이 들기 시작하는 요즘 생대추가 가장 맛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 아삭한 식감에다 달콤함과 가을 향기까지 곁들이니 아는 사람들만이 아는 초 가을 과일의 별미다. ​ 전원생활 시작할 때 심은 오래된 대추나무이긴 해도 멋도 모르고 너무 가까이 심은 옆의 매실나무와 감나무 사이에서 까물어쳤다 깨어났다를 반복하더니 지금은 아예 하늘로 치솟아 집 옥상에서 대추를 딴다. ​ 과실수를 심을 땐 첫째 그 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과일인지 알아보고 둘째 10년 후를 내다보고 나무 사이의 거리가 적어도 5미터는 넘게 심어야 하고 셋째 개량종이 계속 나오니 한꺼번에 여러 나무를 심지 말 것 이 3가지는 꼭 지켜는 게..

山村日記 2022.09.27

연못의 민물 조개 ....

​ ​ 이번 주 내로 읍내에 있는 외사촌 동생과 추억을 더듬으며 "천렵"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장소가 우리 연못이다. ​ 10년도 넘는 언젠가 연못 물 한 번 빼고는 아직까지 그대로니까 그때 있었든 붕어, 미꾸라지, 민물조개 등등 다 잘 있는지 확인도 할 겸 붕어 미꾸라지 혼합 "추어탕"으로 천렵을 대신하기로 하여 연못의 물 빼기 작업 중인데 .... ​ 수위를 3단계로 나눠 30%씩 1차 빼고 2차 작업 중에 바닥 뻘 위에 시커먼 게 보이길래 혹시나? 싶어 "배드민턴" 채로 건져보니 대왕 "민물조개" 다. ​ 10여 년 전 그때도 저런 조개와 붕어, 길이는 한 뼘 정도지만 굵기가 엄지손가락 보다 더 굵고 누~른 미꾸라지가 뻘 속에 장어처럼 다니던걸 잡아먹은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 놈들이 우리를 ..

山村日記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