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0 18

오늘은 내가 왕이다 ....

​ ​ "대박이" 놈 머리 위 50센티 지점에 달린 "대봉감"이라 아무리 간 큰 산새라도 저거야 쪼아 먹겠냐 싶어 그냥 두었더니 진짜 산새가 쪼아 먹었다. 내가 산새보다는 간이 작은 건지 산새가 더 큰 건지.... ​ 잘 익어가는 걸 기다렸다 오늘 내일 따 먹으려다 선수를 산새에게 빼앗긴 화풀이는 "대박이" 놈에게 하고 나머지 홍시 된 놈들을 따 모으니 딱! 네놈이다. ​ 한 놈은 홍시인 줄 알고 땄는데 땡감이고 또 한 놈은 벌써 산새가 식사 시작한 지 며칠 된 놈인데 밑에서 보니 완전 홍시로 보였고 .... ​ 홍시하면 "대봉시"인데 나무에서 잘 익은 저 홍시 맛은 조선왕조 임금님들 중 안 먹어 본 사람이 한 분도 안 계시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역사적 진실이 증명하는 터 오늘은 내가 왕이다. 저 한 놈..

山村日記 2022.10.17

정말 "회춘" 이라면 ....

​ ​ 약이라고는 한 방울도 안치고 2~30개 사과를 따 먹은 우리 시과 나무가 회춘을 하는지 꽃이 폈다. ​ 밭 둑의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이고 막바지 가을이라 호박 꽃이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피어나는 이 시기에 느닷없는 사과꽃 만발이라니 미치고 팔딱 뛸 일이다. ​ 사과래야 애들 주먹만 한 사과 다 따고 나니 하나 둘 잎이 떨어지길래 이제 제 역할 다 했으니 땅으로 돌아가는가 보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 잎이 하나 둘 나오더니 거 저께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 거다. ​ 기후가 미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농약 한번 안치고 자연 그대로 키워서 사과나무의 자생력이 강해져 이른바 "회춘"을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정말 "회춘"이라면 나도 내일부터 약 한 알도 안 먹고 버텨볼..

山村日記 2022.10.14

일손이나 도와주고 ....

​ ​ 오늘 첫 서리가 내렸다. 아래채 지붕 위에 제법 하얗게 내리긴 했어도 된서리가 아니라서 그런지 채소들과 꽃들은 피해가 없는 것 같다. ​ 원래 가을이란 놈은 찾아오자마자 인사만 꾸벅하고 겨울에 쫓기는지 도망치듯 달아나기 바쁜 놈이라 미안해서 던져주는 단풍잎 몇 장으로 흔적만 남겼었지 .,.. ​ 첫서리가 내리면 노지에서는 월동을 못하는 꽃과 과일, 화분들을 집안으로 갈무리하라는 신호 된서리 내리기 전에 일상을 "월동 모드"로 바꿔야겠다. ​ 보일러 기름, 주방 가스, 창문 바람막이 설치 그리고 천사의 나팔과 "다알리아" 뿌리 캐서 집안으로 들이고 헛개나무 열매와 대봉 감, 누렁 덩이 호박 수확 등등 .... ​ 가을 .... 단풍 구경도 못해보고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그렇잖아도 세월에 쫓기는 내 ..

山村日記 2022.10.12

고쳐 써야 하는 운명 ....

​ ​ 한 두어 달 사용 안 하고 방치해 두었더니 "예초기"가 "배 째라!"며 드러누워 시비를 하길래 어쩔 수 없이 읍내까지 자가용으로 모시고 가서 거금 16500원이나 들여 웽~!웽!~ 거리도록 만들어 와서 ​ 농장 입구 잡초 제거한다고 폼 딱! 잡고 한 5~6분 했을까 아! 요놈이 또 꾀병(?)을 부린다. 읍내까지 50리 길을 다녀온 지 1시간도 안됐는데 또 나가야 할 판이다. 요새 기름값이 얼만데 ..... 이런 젠장. ​ 시동이 안 걸려서 고쳐왔는데 이번엔 풀 깎는 칼날이 안 돌아가니 사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 수리비에 기름값에 돈 날아가는 아까움 보다 왔다리 갔다리 시계불알 같은 내 일상이 더 짜증 난다. ​ 그래도 어쩌랴 사람이나 기계나 늙으면 당연히 아픈 것 어쩔 수 없이 고쳐 써야 하는 ..

山村日記 2022.10.11

천사의 나팔 꽃 ....

​ ​ 특유의 향기로 매력을 뽐내는 "천사의 나팔"이 겨울을 앞두고 마지막 나팔을 신나게 불어댄다. ​ 어차피 실내에서 겨울을 보내야 하는 꽃의 특성상 가지치기를 해서 필요한 이웃과 나눔 하려 했으나 활짝 핀 꽃향기를 조금 더 즐기려다가 갑자기 내린 서리로 가지가 다 얼어 죽은 지난해의 악몽 때문에 올해는 향기가 조금 아쉽긴 해도 일찍 가지치기를 할 생각이다. ​ "천사의 나팔"은 대부분 꺾꽂이로도 잘 사는 놈이라 화분에 꽂아주고 물 만 자주 주면 뿌리가 쉽게 내리는데 이 꽃이 필요한 분들에겐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다. ​ 가지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딱 여섯 분의 이웃에게만 나눠 드리고 싶은데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나눔보다 더 예쁜 꽃은 없다 하였으니 .... ​

山村日記 202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