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10 18

도토리만 한 것들 ....

​ ​ 아침에 햇살이 나오길래 껍질도 까고 말리기도 할 겸 소쿠리에 널어 놓고 점심먹는 사이 소리소문도 없이 찔뚝없는 가을비가 내린다. ​ 식겁을 하고 거둬들이기는 해도 살짝 맞은 비에 도토리가 얼마나 상할지 걱정이다. ​ 말이 도토리 껍질 까는 거지 보기보다 일손이 많이 가 생으론 어림없고 어느 정도 말라야 틈이 벌어지는데 그 틈을 손톱으로 비집고 껍질 까는 일 .... 심심풀이로는 하지만 일삼아 할 일은 못된다. ​ 적당히 말라도 안 벌어지는 놈들은 "주둥이"를 엄지와 검지로 꽉! 눌러주면 겨우 틈새가 생기는데 "똥꼬"는 손가락만 아프지 꿈쩍도 않는다. 진짜 도토리만 한 게 사람 애 먹인다. ​ 땅콩처럼 생긴 저 속 알맹이로 가루를 내어 시루떡처럼 도토리 떡을 만든다고 하는데 얼마나 맛이 있을지 기대..

山村日記 2022.10.07

구절초 꽃 피면은 ....

​ ​ 며칠째 잿빛 하늘이 일상을 억누러고 있으니 고독을 짓이겨 겨우 땜질해 놓은 그리움의 상처가 다시 진물이 나려 한다. ​ 그 많든 "쑥부쟁이"와 "감국"도 점점 구경하기 힘들어지는 게 산촌의 자연환경 변화인지 기후변화 때문인진 알 수 없어도 지난해 산에서 캐다 심은 "구절초"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어엿한 가을꽃으로 내 마음까지 붙들어 맨다. ​ 음력 9월 9일께 아홉 마디가 되어 핀다는 구절초 ​ "구절초 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 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 이렇게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표현처럼 구절초 꽃 지면 찬 바람 부는 겨울이 시작된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직도 가을 초입에서 헤매고 있으니 .... ​ ​ ​

山村日記 2022.10.06

가을을 품고 사니까 ....

​ ​ 가을을 통째로 선물할 곳이 있어 감나무 가지를 꺾어 집안으로 모셨다. 내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니 .... ​ 저 연약한 가지에 열다섯 개나 되는 감을 달고 있으니 나뭇 가지가 안 부러지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인데 사람이나 나무나 엄마는 역시 강한 것인가 보다. ​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감 열댓 개를 선물해 봤자 받는 사람 간에 기별도 안 갈 텐데 저렇게 가지째 꺾어주면 그야말로 통 큰 선물이 되고 인테리어 효과도 상당하다. ​ 화려하게 포장된 선물의 값어치보다는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운 감나무 가지를 선물하는 마음 도회를 벗어나기 힘든 일상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시각적인 느껴보라는 위로를 주고픔이다. ​ 우리 모두는 가을을 품고 사니까 .... ​ ​ ​

山村日記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