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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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는 아직도 ....

​ ​ 동장군(冬將軍)이란 놈 참 잔인하다. 내일 모래면 얼음을 꽁꽁 얼리고 디립다 바람까지 불어젖히며 생난리를 칠 텐데.... ​ 그동안 며칠 봄날 비스무리하게 바람 없이 따스한 체 매화나무를 살~살~ 꼬셔 저 여린 꽃망울을 맺게 만들었다. ​ 봄인 줄 알고 깜박 속은 매화나무 꽃망울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간다는 월요일 추위를 어떻게 견뎌낼지 내가 다 걱정이다. ​ 마 옛날처럼 3일 추었다 4일 따뜻했다 했으면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아직은 맺지 않았을 텐데 나쁜 놈.... ​ 하긴 내가 지금 매화나무 걱정할 때가 아니지 우리 막내 놈은 아직도 한양 "고시촌" 쪽방에서 바늘구멍으로 황소 들어오는 걸 구경하고 있을 텐데 .... ​ 에효! 자식농사는 아직도 한 여름이다. ​ ​ ​

山村日記 2021.12.11

만 원은 넘었을낀데 ....

​ ​ 불가(佛家)에서 법문을 하거나 행사를 할 때 왼 손바닥을 탁! 내려치며 시작과 끝을 알리기도 하고 수행하는 사람이 졸거나 딴 짖을 하면 못하게 어깨나 등을 사정 없이(?) 내려쳐 깨우치게 하는 "죽비".... ​ 본래 용도야 무엇이든 집 안에 두 개나 돌아다니길래 한 놈을 사정없이 잘랐다. 소리 나게 갈라놓은 한 쪽만 .... ​ 원래 있든 "구두 숟가락"이 오래되니 똑! 부러져 운동화나 구두 신을 때마다 머리에서 170센티나 되는 발 등까지 허리를 굽혀 신발 뒤축을 잡고 낑낑거리기 귀찮아서 칼로 살~살 다듬고 "센드 페이프(빼빠)"로 곱게 갈아 마무리 .... ​ 거금(巨金) 4~5천 원 아끼려는 구두쇠 정신 보다 코로나 3차 접종 후유증 예방 방지 차원의 휴식기 손 장난이다. ​ 저거 살 때 ..

山村日記 2021.12.10

연락 하나는 기똥차게 ....

​ ​ 더 추워지기 전에 챙긴다고 챙겨도 꼭 한두 가지는 빠지는데 이 "대파"가 대표적이다. ​ 땅이 얼어버리면 뽑기조차 힘들어서 미리 적당량을 뽑아서 "개 사료" 봉지에 흙과 함께 넣어 현관 안에 두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가 있다. ​ 다 뽑지 못한 나머지 놈들은 부직포로 덮어 놓았는데 옆 고랑의 "쪽파"들이 또 눈에 밟힌다. 저놈들도 부직포로 덮어주면 올겨울 잘 날 텐데.... ​ "오늘은 마 그만하소! 힘든 일 하지 마라는데.... " 하기야 오늘은 내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씩씩하게 읍내까지 가서 코로나 3차 접종을 하고 왔으니 .... ​ 국민 비서 왈 "3시간 이상 안정을 취하시고 내일까지는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연락 하나는 기똥차게 해 준다. ​ ​

山村日記 2021.12.09

겨울도 체면이 서니까 ....

​ ​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오려는지 영하 6도라는 일기예보에 천하의 "혜촌"이라도 별 수 있나 총알같이 읍내로 가서 보온용품을 사 왔다. ​ 아들놈 카드로 결제할 때 몇 개 더 집어넣고 싶었지만 이 정도면 되겠지... 했으나 부족한 양면 테이프에 옥상 물탱크 보온재에 비닐 테이프 등등 .... ​ 집 안으로 들어오는 물탱크 호수를 보온재로 감싸고 밖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는 산수(山水) 직수 호스에도 보온재 떡칠을 해 두었으니 웬만한 추위는 이겨낼듯하다. ​ "만사 불여 튼튼"이라지만 아무리 동여매고 덮어 쒸워도 한겨울은 대충 견뎌내지만 막바지 추위 때 만 되면 그동안 얼었다 녹았다 하며 호스에 부담을 준 냉기가 1월 하순에는 꼭 한번 꽁꽁 얼어 애를 먹여왔던 경험 .... ​ 올해도 어김없이 당..

山村日記 2021.12.08

세상사 안주 삼아 ....

​ ​ 택배가 온다길래 뭔가? 하고 기다렸더니 박스 두 개가 도착하는데 자세히 보니 소주 박스다. 박스 당 스무 병씩 무려 40병이다..... ​ 부산에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이 산촌에 있으면 심심할 테니 소주나 한 잔씩 하라고 의사들이 잘 먹는다는 "안동소주"를 보낸 거다. ​ 일반 소주는 알코올을 물과 배합해 희석시킨 희석식 소주인데 이 소주는 쌀로 빚어 그 증기를 모아 만든 증류식 소주라 몸에 좋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보내온 거다. 소주가 몸에 좋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 ​ 너무 많이 보냈다니까 농한기라 심심할 테니 이웃과 나눠 먹어라지만 아무래도 황토방 군불 진하게 넣어놓고 한번 초대해 권커니 잣거니 세상사 안주 삼아 한잔 진하게 나눠야겠다. ​ 소주보다 더 진한 고마움에 벌..

山村日記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