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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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의 산실(産室) ....

​ ​ 2022년 새해 첫날을 맞아 4442번째 게시물을 올리는 "산촌일기"의 산실(産室)이다. ​ 20여 년 전 "산촌의 일상과 사랑"을 뒤따라오는 귀농인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던 "일기"형식의 이 글이 4000회가 넘도록 이어질 줄은 사실 나도 예측 못한 결과다. ​ 1000회라고 축하를 받고 2000회라고 즐거워하던 그 풋풋한 감정들이 어느새 세월의 굴레바퀴 속에 3000회가 지나고 4000개의 일기가 쓰여졌다. ​ 앞으로 몇 번의 일기가 더 쓰여질진 아무도 모르겠지만 2022년 새해 첫날 또 "산촌일기"를 쓰고 있다. 그동안 읽어주고 사랑해 준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며 .... ​

山村日記 2022.01.01

새해 福 많이 받으소서! ....

​ ​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료 ​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 ​ 서유석의 "가는 세월' 가사 다. 해마다 연말 망년회 할 때면 2차 3차 가서 폼 딱! 잡고 불렀던 내 18번이었는데 저 노래 불러본 지가 언제인지 아득한 세월 건너다. ​ '뭐 하능교? 연말인데 4시 반까지 나오소!" 읍내 "대패 삼겹살" 집에서 여울이네와 우리 네 식구가 저녁 식사 겸 망년회 한 자리다. ​ 지긋지긋한 코로나와의 동거로 고생하신 블친들 모든 액운은 지금 이 순간 다 버리시고..

山村日記 2021.12.31

하루 남았다 ....

​ ​ 며칠 전에 얼었든 연못의 얼음 두께가 얼마나 두꺼운지 얼음 표면의 하얀 공기방울과 얼음 아래쪽 물방울 같은 공기방울의 차이가 거의 한 뼘에 가까워 보인다. ​ 그제부터 어제오늘 한 사흘 영상의 날씨로 따뜻했는데도 내가 올라서도 꿈쩍도 않는 것을 보니 아마 저 얼음은 내년 봄이 돼야 녹아내릴 것 같다. ​ 개 물 주겠다고 깨 두었던 얼음 숨구멍도 개 뿔 저 모양으로 얼어있는데 오늘 밤부터 또 추워진다니 금년은 날 샜고 내년이나 기대해 봐야겠다. ​ 꽁꽁 언 동장군(冬將軍) 잡고 시비해 봐야 나만 손해고 황토방 군불로 마음이나 녹여야겠다. 하루 남았다. 올해가 .... ​

山村日記 2021.12.30

망년회 겸 나들이 ....

​ ​ 7만 원짜리 해물탕이 살아서 꿈틀거리는데 산촌에 살던 촌놈 눈이 확! 뒤집힌다. ​ 어쩌다 한 번씩 허파에 바람이 들면 "됐나? 됐다!" 하는 지인 둘과 집사람 통영 "어촌 싱싱 해물탕" 집으로 날랐다. ​ 왕복 200킬로가 넘는 거리지만 오로지 저놈들 먹겠다는 굳은 일념으로 달리고 또 달려 찾아가 먹었는데 네 사람 먹으려면 10만 원짜리는 되어야겠다. 3만 5천 원짜리 전복구이 하나 더 시켜 먹긴 했지만 .... ​ 아무리 배부르게 먹어도 이왕 통영까지 온 김에 "충무 김밥"과 "통영 꿀빵"을 외면할 수 없어 봉지 봉지 싸 들고 돌아오는 길 내내 "배꽁"이 빙그레 미소 짓는다. ​ 올해 망년회 겸 나들이 이만하면 장땡이지 뭐 .... ​

山村日記 2021.12.29

파란 하늘 가는 길 ....

​ ​ 세상에 버림받고 온갖 산새들에게 온몸을 내어주던 감나무 홍시들도 추위에 바싹 얼어붙었다. 늙은 영감 불알처럼 시커멓고 쭈굴쭈굴하게 .... ​ 시절이 하수 상하여 홍시를 찾는 사람이 없으니 자연스레 나무에 매달린 채 산새들 밥이 되었으나 양이 너무 많아서인지 요즘은 새들도 보이지 않는다. ​ 새들이 너무 많이 먹어 질려 버린 건지 추위에 꽁꽁 얼어 못 먹고 있는 건지 푸른 창공에 매달린 홍시의 처참한 말로가 안타깝다. ​ 어쩌면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쳇바퀴를 돌리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홍시의 길"인지도 모른다. ​ 파란 하늘 가는 길이 곱다.

山村日記 202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