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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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수 없는 짝사랑 ....

​ ​ "참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등의 꽃말을 가진 "꽃무릇"이 초 겨울 햇볕에 생기를 더 한다. ​ 올해 처음으로 옮겨 심은 놈들이라 산촌의 겨울을 잘 이겨내고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아직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지만 두고 볼 일이다. ​ 따뜻한 남쪽 지역이라는 울산인데도 행정 구역만 울산이지 해발 4~5백에다 3면이 해발 1000이 넘는 고산으로 둘러싸인 북향 분지라 유난히 추운 이곳에서 꽃피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 내년 9~10월에 꽃이 피면 꽃말처럼 "참 사랑"이 되겠지만 꽃이 안 피면 "이룰 수 없는 짝사랑"이 되고 말리라. ​ 더 이상 짝사랑은 하고 싶지 않은데 .... #꽃무릇#참사랑#이룰수없는사랑#산촌의겨울#행정구역#북향분지#울산

山村日記 2021.11.17

눈치 빠른 놈들 ....

​ ​ 날씨는 추워질 텐데 연못의 "부레옥잠"이 얼마나 추위를 버텨줄지 걱정이다. ​ 월동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식물이라 얼음이 꽁꽁 어는 노지 연못에 그냥 두는 게 위험하지만 해마다 집안에 들였다 냈다를 반복할 수 없기에 ​ 내년에 연못에 넣을 종자 몇 포기만 집안에 들이고 나머지 저놈들은 얼어 죽거나 살아 생존하거나 둘 중 하나로 선택은 지 놈들이 하도록 방치해 두었다. ​ 그랬더니 지놈들도 악착스레 살아 보겠다고 연못 양지쪽 돌 틈으로 숨어들어 바람도 피하고 햇볕을 많이 받아 살아 보겠다는 거 같다. 눈치 빠른 놈들 .... ​ 부디 이 겨울을 살아남아 내년 봄 다시 만날 수 있게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비는 바이다. ​ ​ #무운장구#부레옥잠#노지연못

山村日記 2021.11.16

어차피 어긋난 인연이 ....

​ ​ 장독이 주방 안에서 거실의 골동품 난로와 친구하려고 옆구리를 디리 미는데 문지방 사이의 제주 양배추 즙이 시샘을 한다. ​ 동치미를 담갔는데 바깥 장독간에다 두면 이곳 추위가 보통이 아니라서 잘 익지를 않겠고 부득이 주방 한 켠에 두 자니 자리가 저곳밖에 없다. ​ 해마다 동치미 담가서 예닐곱 명의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게 집사람 연례행사라 올해도 어김없이 잘 생긴 무, 쪽파, 당근, 마른 고추, 배, 절인 풋고추.... ​ 청정 무와 깊은 산속 자연수로 정성 들인 동치미라 먹어 본 지인들은 한결같이 기다리는 눈치다. "올해도 동치미 담그나?" 하고 물어보는 거 보면 .... ​ 골동품 난로를 피웠으면 동치미 장독이 못 들어오고 동치미 때문에 난로 불을 못 피우고.... ​ 어차피 어긋난 인연이 여..

山村日記 2021.11.12

아직도 살아있음을 ....

​ ​ 날씨가 추워지니 연못에 직통으로 공급하던 산수(山水)를 최소한 양 만 들어가게 조절하고 나머지 물은 장독간 옆 돌확에 떨어지도록 했다. ​ 해발 800 고지 골짜기에서 내려 온 물이라 수온이 낮아 연못으로 바로 가면 물고기들의 체온 유지에 해(害)가 될까 봐 물 길을 돌려준 것인데 정작 보는 내가 더 춥다. ​ 하나 둘 겨울 준비에 신경을 쓰고는 있지만 해마다 하는 것도 지나고 보면 한두 가지 꼭 빠져있어 아까운 나무나 꽃들을 상하게 해 아쉬워하기도 한다. ​ 짙은 먹구름 하늘에 바람소리만 요란한 초 겨울 하루 종일 흘러나오는 TV의 지긋지긋한 정치 판 이야기 그나마 한 줄기 청량한 저 산수(山水)가 숨을 쉬게 한다. ​ 아직도 살아있음을 전해준다. ​ ​ #정치판이야기#장독간#돌확#산수#먹구름#연못

山村日記 2021.11.11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

​ ​ 하루 종일 바람까지 불어대는 초겨울 추위가 이 촌구석까지 쳐들어 와서 사람 고생을 시킨다. ​ 얇은 패딩을 걸쳤는데도 이렇게 추운데 배추들은 얼마나 춥겠나 싶어 늘어진 배추 잎을 전부 감싸서 끈으로 묶어 주었다. ​ 예전에는 초 겨울만 되면 저렇게 배추 묶어주는 게 기본이었는데 요즘 배추는 종자들이 좋아 속이 차면 스스로 오므려들어 결구한다고는 하지만 ​ 아직 배춧속이 덜 찬 상태에선 귀찮고 힘들어도 묶어주면 노란 속살이 더 많이 차기도 하고 추위를 영하 5도까지 견디는 데 도 도움이 된다. ​ 맛있는 배추에다 정성과 사랑을 듬뿍 주는 일 결국은 내 가족과 지인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농부의 마음이다. ​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 ​ ​ ​ #김장배추#정성과사랑#초겨울추위#얇은패딩..

山村日記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