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분류 전체보기 4757

빨빨한 세뱃돈 ....

​ ​ 내일이면 손주들이 설 쇠러 온다기에 맛있는 밤 밥이나 해줄까 하고 밤을 꺼내 깎는데 깎아 놓은 밤 색갈이 노란색이라야 정상인데 ​ 몇 개가 하얀색을 띠면서 약간 시큼한 냄새를 풍기는 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아 찝찝하다. 손주들 먹이려는 밤 밥에 넣을 긴데 .... ​ 밤 밥은 포기하고 깎든 밤은 군불 넣는 아궁이 불로 군밤을 만들어 먹어보니 별 차이는 없었지만 밥하는 데 넣었다가 냄새라도 나면 그 낭패를 .... ​ 손주들에게 하나라도 더 많이 맛있게 먹이고픈 어설픈 할아버지 욕심이 까딱했으면 큰일 낼 뻔했다. ​ 세뱃돈은 빨빨한 새 돈으로 바꿔 두었는데 .... ​ ​ #세뱃돈#밤밥#손주들#아궁이군불#낭패#할아버지#빨빨한새돈

山村日記 2022.01.30

옛날 통닭과 소주 ....

​ ​ 통닭이 올라타고 무슨 거시기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술 한잔하려고 거창하게 전을 벌여 놓은 것이다. ​ 밀가루 잔뜩 묻히고 튀겨 놓은 가슴팍 살이 퍽퍽한 일반 무슨 무슨 통닭 보다 그냥 알몸(?)을 튀겨 낸 저 옛날 통닭이 값도 싸고 맛도 좋다. ​ 읍내에서 한 마리 7천 원, 두 마리 만 3천 원씩 하는 저 옛날 통닭을 두 마리 사 왔다. 거금 1천 원을 아끼려고 .... ​ 얼마 전에 지인이 선물해 준 "안동소주" 한 병 꺼내서 집사람 한 마리 내 한 마리 먹으려다 아무래도 많을 것 같아 반 마리씩 나눠 먹으니 딱 좋다. 쇠주는 당연 나 혼자 한 병 꿀꺽이었고. ​ "여보! 통닭 저거 사 가자! 늙으면 단백질 보충해야 된다는데...." 오늘 술안주 핑계는 "단백질"이었다. ​

山村日記 2022.01.29

아! 옛날이여 ~~~ ....

​ ​ 100만 원도 더 준 저 "동아 세계 대백과 사전" 32권을 그냥 "파지"로 없애 버리려니 눈물 콧물이 앞을 가린다. ​ 내가 들기도 무거워서 6~7권씩 밖에 못 묶었는데 무게야 한 뭉치에 15kg 이상 나가지만 파지 1kg에 150원씩 다섯 뭉치 대충 70kg 해봐야 겨우 만 오백 원이다. ​ 집이라도 근사하면 서재 한편에 장식용으로라도 비치할 텐데 그도 저도 아니고 버릴 수밖에 .... ​ 하긴 어디 저 백과사전 책뿐이랴 사람이나 차도 세월 지나면 자연히 값어치가 떨어지니 세월이 약이 아니고 "웬수"다. ​ 저 백과사전 살 그 시절만 해도 나도 제법 잘나가는 사람들 축에 속해서 폼 딱! 잡고 구매했었는데 말짱 황!이다. 아! 옛날이여~~~ ​ ​ ​

山村日記 2022.01.27

포도알 하나하나 ....

​ ​ 10년도 넘게 풀숲에 묻혀있다 세상에 나와 작년에 포도 몇 송이 맺길래 잘 자라라고 버팀목까지 만들어 주었는데 .... ​ 포도가 익기는커녕 다 자라기도 전에 다 떨어져 내 눈에 밉보이기 시작한 놈이라 방치했더니 저 모양 저 꼴이다. ​ 그래도 새끼손가락만 하든 줄기가 어느새 엄지손가락 정도로 자랐으니 이제 생존 걱정은 없는데 포도밭 하나 없는 우리 동네에서 과연 열매를 맺고 익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 하긴 뭐 농사란 게 꼭 무슨 수확을 바라고서만 공을 들이는 것도 아닌 터라 봄이 오기 전에 버팀목 보수하고 뿌리 쪽에 퇴비라도 듬뿍 주어야겠다. ​ 포도알 하나하나가 다 사랑이니까....

山村日記 2022.01.26

또 하나의 기다림 ....

​ ​ 추운 곳에선 잘 안 산다는 "꽃무릇"이라 잘못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직까지 저렇게 살아있는 걸 보니 다행이다. ​ 부산에서 살든 놈들이라 산촌의 추위에 적응한다고 잎이 자라지 못하고 땅바닥에 엎드려 있긴 해도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 ​ 재건축 아파트 단지라서 벌써 30%가량 주민들이 이사 나간 상황이라 올해 중으론 철거가 시작될 텐데 늦기 전에 봄이 오면 저 "꽃무릇"을 다 캐 와야겠다.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버리기 전에 .... ​ 생각 같아선 지금이라도 캐 오고 싶지만 추운 겨울은 지나고 옮겨와야 생존율도 높고 꽃들도 고생을 덜 할 것 같아서 봄을 기다려본다. ​ 이렇게 또 하나의 기다림이 생겼다. 따뜻한 봄을 기다려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

山村日記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