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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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콤함이 그립다 ....

​ ​ 동해안 따라 가뭄 경보 내린 지가 언젠데 아직도 비가 소식조차 없으니 산천초목인들 얼마나 목이 마를지 짐작은 가지만 ​ 그래도 그렇지 2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지금도 "고로쇠 물"이 나오지 않으니 죽을 지경이다. 용돈은커녕 밥도 굶게 생겼다. ​ 1월 말부터 전부 나온 거라곤 통 앞에 깨어 놓은 하얀 얼음덩어리 저런 거 두 개뿐이다. 병아리 눈물만큼 나왔지만 오래되고 얼어버려 폐기처분한 저게 전부 나온 고로쇠 물이다. ​ 어제오늘 날씨가 많이 풀렸으니 기대를 가지고 내일 하루 더 기다려 보고 안 나오면 쳐들어갈 수밖에.... 산에 올라 호스 점검이라도 해 봐야지. ​ 고로쇠 물.... 그 달콤함이 그립다. ​

山村日記 2022.02.09

유일한 청정지역 ....

​ ​ 울산하면 "공업도시"를 떠 올리지만 이곳 "소호"라는 우리 산촌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헌산" 자락 해발 500미터 지점에 위치해서 울산에 남은 유일한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곳인데 ​ 지지난해부터 마을 생활 오폐수를 전부 한곳으로 모아 수질 정화시설을 만든다며 집집마다 오 폐수 관로를 묻었는데 우리 집을 포함한 열서너 집이 이 공사에서 누락되었다. ​ 누락한 이유는 제쳐두더라도 지난해까지 추가 공사를 해 주겠다는 마을 이장만 믿고 있었더니 이제 와서 끝났단다. ​ 화가 옥황상제 발바닥까지 난 내가 그냥 넘어갈 수 있나 마천루 같은 "군청" 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니 담당 직원 왈 올봄 인근 마을 공사할 때 함께 하도록 예산편성을 해 주겠다 한다. ​ 유일한 청정지역을 보존 유지키 위한 오..

山村日記 2022.02.08

할 수 있을 때 ....

​ ​ 읍내 "하나반점"의 "유산슬"이다. 여울이네 하고 우리 두 식구 먹어내기엔 벅찬 양인데 그래도 "산촌 사람들"이라서 해치웠다. 쐐주 3병에 간짜장 두 그릇과 함께.... ​ 찔뚝없이 "됐나? 됐다!"로 시작하는 저녁 모임 계산 하나는 철저하다. 이번에 우리가 냈으면 다음엔 저거가 내고 .... ​ 서른이 넘은 작은아들 4월에 장가보낸다는 여울이네 마흔 넘은 작은 아들 장가 못 보내고 있는 우리 그래도 서로가 할 말은 많다. 그 시절 우리 함께 놀러 다녔던 그 추억들.... ​ 자식은 자식이고 우리끼리의 삶은 살아있는 현실이니 "코로나'이거 끝나면 또 그 시절처럼 놀러 가자!" 산다는 거 뭐 별건가? 할 수 있을 때 하면 되는 거지 ....

山村日記 2022.02.07

내일이 입춘이라는데 ....

​ ​ 내일이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入春)이라는데 무슨 놈의 날씨가 이리 추운지 할 짓이 아니다. ​ 한참 나와 주어야 할 "고로쇠 물"도 춥기도 춥지 동해안 따라 건조 주의보가 내린지도 열흘이 넘는데 이곳 울산과 부산은 아예 "건조경보" 중이다. ​ 식수로 사용하는 산수(山水)도 가뭄이 워낙 심하다 보니 어제부턴 나오다 말다가 쫄~쫄~ 거리는데 내일이 더 춥다니 아예 얼어서 안 나올 확률 100%다. ​ 해마다 "고로쇠 물" 판매로 용돈은 수월찮게 벌어 썼지만 한창 나와야 할 이 시기에 "가무치코"니 날 샜고 비 라도 좀 내려서 극심한 가뭄이나 해소해 주면 좋겠다. ​ 이 추위와 가뭄에도 밭에서 안 죽고 살아있는 저놈의 "광대나물" 풀이 야속하다. 오는 봄에 나는 어쩌라고 ....

山村日記 2022.02.0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 새해 첫날 서설(瑞雪)이 내렸다. ​ 눈이 많이 내리면 고립되는 산촌(山村)이라 서둘러 손주들 세배 받고 이것저것 챙겨서 길 막히기 전에 떠나보냈다. ​ 급하게 보내고 나서야 보니 "아차!" "농장 지킴석"에 손주들이 얼굴 그려주기로 한 걸 깜빡하고 말았다. ​ 함박눈 내린다고 자식들 안전만 생각해서 급하게 보내고 나니 얼마 안되서 아들 놈 전화가 온다. "산 안에 만 눈이 오지 바깥엔 멀쩡한데요" .... ​ 아쉬움 가득한 정월 초하룻 날이었지만 복되고 좋을 일이 있을 것 같은 뜻인 서설(瑞雪)이 내린 날이라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아 좋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山村日記 202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