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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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싶은 사람들 ....

​ 사흘째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하니 상추가 풀속에서 엄청 많이 자랐다. 부들~부들~하게 .... ​ 상추쌈이나 좀 싸 먹을까? 하고 밭에 갔다가 비 덕분에 한꺼번에 왕창 자란 상추를 보니 지인들 생각이 나는지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나온다. ​ 하기야 저 많은 상추를 우리 두 사람이 먹으려면 죽었다 깨도 다 먹기는 부담스러운 양이라 그냥 두면 녹아 없어질 상추 나눔도 좋은 방법이리라. ​ 차곡차곡 개벼가며 봉지에 넣으니 두세 끼 먹을 양으로 5인분이 나오는데 집사람 머릿속엔 이미 다 정해져 있다. 누구 주고, 누구 주고 .... ​ 내가 주고 싶은 사람들은 왜 다 멀리만 있을까?

山村日記 2022.06.08

간사한 사람 마음이 ....

​ ​ 꽃을 심고 싶고, 심을 꽃이 있고, 심을 장소가 있다는 건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 고사리 밭에 무더기로 올라온 "코스모스" 촉촉한 땅이라 쉽게 뽑히길래 원두막 옆 공터에 심고 그래도 남는 모종은 농장 입구에서 산으로 가는 길섶에 서너 포기씩 "앞으로 나란히"자세로 쭈~욱! 심었다. ​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이 뭐 별건가? 오늘 내가 심은 코스모스가 가을 어느 날 이 길을 지나는 길손에겐 가을 정취를 물씬 풍겨 주겠지. ​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닌 비가 왔다 갔다 하며 뒤늦게 뿌린 씨앗 싹 잘 트게 하고 새로 심은 모종들 잘 살도록 해 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 ​ 가물 때 같으면 이게 비냐고 생난리였을 텐데 어제 온 비 득에 오늘은 룰루~ 랄라~다. 간사한 ..

山村日記 2022.06.07

미쳤다. 하늘이 ....

​ ​ 미쳤다. 하늘이 .... ​ 두 달을 비가 안 내려 모종 사다 심은 게 말라죽도록 게으름을 피우든 하늘이 현관 앞 마당에 물이 흥건하도록 퍼 부으니 제정신으론 할 수 없는 일이다. ​ 부랴부랴 읍내 나가서 죽은 모종 다시 사다 심고 호박 모종 옮기고 당근과 여름 상추 씨앗 넣고 불알에 요령 소리 나도록 움직였건만 .... ​ 대형 폐기물 수거일자가 내일인데 담당자가 와서 욕을 하거나 말거나 장롱과 문갑, 소파는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도 무리지만 집 안에 들여놓을 곳도 없으니 .... ​ 날이 얼마나 더울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비 걱정 안 해도 될 정도로 많이 온 비가 원망스럽다 그동안 두세 번 나눠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내일은 코스모스도 옮겨줘야겠다. ​ ​

山村日記 2022.06.06

금싸라기다. 금싸라기 ....

​ ​ 비가 내린다. 옛말로 3 대 9년(3代9年) 만에 내리는 비인데 병아리 눈물만큼 내리든 종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 며칠 전 면사무소에 가서 "대형 폐기물" 신고 필증을 9장이나 끊어 와 7일 날 수거해 가기로 했기에 집안의 장롱이며 소파, 문갑 등을 며칠에 걸쳐 바깥에 다 들어 내놓았는데 비가 오는 거다. 그렇게 오라고 애원해도 안 오든 비가 .... ​ 다른 거야 비를 맞든 말든 어쩔 수 없지만 모직으로 된 응접셑트는 안되겠기에 다시 처마 밑으로 옮겼는데 왕년엔 혼자서도 가뿐할 걸 둘이서도 낑~낑~이다. ​ 그랬기나 말았기나 비가 내리니 온 작물들이 춤추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깟 고생쯤이야 감수해야지. ​ 오늘 내리는 이 비는 물이 아니라 금싸라기다. "금싸라기" ....

山村日記 2022.06.05

힘겨운 꽃의 소리가 ....

​ ​ 가뭄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게 농작물뿐이 아니라 꽃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가 싶다. ​ 입구 정원석 밑에 자연 발아한 개양귀비 꽃인데 무리 지어 있는 걸 보니 작년 꽃에서 씨앗이 떨어진 게 집단적으로 싹을 틔운 것 같은데 ​ 봄비가 제대로 와 주었으면 지금쯤 개양귀비 꽃이 멋지게 군락을 이루었을 텐데 제대로 싹을 틔우지도 못하고 이미 올라온 놈들도 키가 20센티도 안 된다. ​ 그래도 꽃피울 철이라고 하얀 꽃 하나와 빨간 꽃 하나를 힘겹게 피우긴 했으나 빨간 꽃은 키가 한 뼘도 안 된다. ​ 하도 기가 차서 연약한 저 꽃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힘겨운 꽃의 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양귀비"랍니다." .... ​

山村日記 202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