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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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의 갈림길 ....

​ ​ 우리 집 지킴이 "대박이" 놈이 위독(?) 하다. ​ 비 같잖은 비가 찔찔거리기도 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OO대학 "평생 교육원" 수료생들의 동기 모임이 있어 한정식집에서 점심 먹고 남은 생선 "고기반찬"을 가지고 농장에 돌아오니 "대박이" 놈이 일어서다 픽! 쓰러진다. ​ 그 좋아하는 생선구이 잔여물을 냄비에 담아줘도 눈 만 껌벅이는데 자세히 보니 .... ​ 온몸에 "진드기"가 붙어 콩알만 한 놈들이 새까맣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멀쩡해 보였는데 .... ​ 얼마나 놀랐는지 차 엔진도 채 끄지 않은 채 집사람과 둘이 붙어 무려 한 시간 이상 진드기 떼 내고 우유와 물 번갈아 먹여가며 응급처치(?)를 하고 나니 겨우 일어나 걷다 쓰러지다를 반복하는 폼이 진드기들한테 피를 많이 빨려 현기증..

山村日記 2022.06.28

세 살 때부터 배웠던 ....

​ ​ 좀 와 달라고 통사정을 할 때는 콧베기도 안 보이든 비가 하루 종일 천둥번개까지 모시고 와선 북 치고 장구 치며 밭고랑에 물이 흥건하도록 내렸다. ​ 농사에 도움 되는 거라곤 뒤늦게 싹이 터 올라온 "토종 호박" 세 포기를 어제 옮겼는데 물을 주긴 했으나 걱정스러웠는데 이번 비로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다. ​ 동네 "분교"앞 하천에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가도록 비가 많이 내렸으니 당분간 비 걱정은 안 해도 될법한데 언제 하늘이 내가 비 오란다고 오고 안 오란다고 안 온 적이 한 번도 없으니 .... ​ 폼 보니 내일도 비가 또 오게 생겼으니 당분간 밭 일은 말짱 황!이다. 더워서 못하고 비가 와서 못한다는 "농땡이"치는 버릇 아마 세 살 때부터 배웠던 거 같다. ​ ​ ​

山村日記 2022.06.27

"소인국의 걸리버"가 ....

​ ​ 어제도 풀, 오늘도 풀, 풀하고 논다고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게 시간이 강물이다. ​ "홍당무" 어린 싹이 풀속에 묻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적막강산이라 살포시 헤쳐보니 대인국의 "걸리버"다. 저 때 잡초를 뽑아주지 않으면 나중엔 뿌리가 엉켜 잡초만 뽑아도 홍당무 뿌리가 딸려 나오기에 .... ​ 봄 가뭄으로 발아가 안돼 씨앗을 두 번이나 뿌렸는데 이제 겨우 싹이 올라온 금쪽같은 홍당무 잡초 그늘에서 이름 없는 용사로 사라지게 할 수 없어 어제도 풀, 오늘도 풀, 내일도 풀과의 씨름은 계속된다. ​ 홍당무가 "소인국의 걸리버"가 되는 그날까지 .... ​ ​

山村日記 2022.06.26

잡초와의 전쟁 ....

​ ​ 잡초! 잡초! 참 징그러운 잡초다. 가을 김장 배추 심을 고랑이 아니면 풀 약을 확 쳐버릴 건데 내가 먹을 배추 고랑이라 그럴 수도 없고 .... ​ 1차로 한번 뽑아서 까만 비닐 위에 뿌리를 올려 뜨거운 태양열로 노랗게 말라죽도록 해놓았는데 또 저렇게 자라있으니 안 뽑을 수가 없다. ​ 한창때야 뽑은 풀을 밭 둑으로 옮겨서 버리곤 하였지만 그게 어느 때 이야기인지는 도망간 세월이 더 잘 알 터 지놈들 조상 시체 위에다 갱상도 말로 "쳐 동게" 놓았다. ​ 빈대떡도 구울 수 있는 한 여름 "검정 비니루"의 따끈따끈한 맛을 잡초 뿌리 놈들도 제대로 봐야 아이구! 뜨거라! 하며 다시는 밭고랑에 안 나타나지 싶다. ​ 잡초와의 전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보다 오래갈 것 같다. ​ ​ ​

山村日記 2022.06.24

자연을 키우고 지키는 ....

​ ​ 첫 "오이" 다. 바람이 미친 듯이 불길래 가뭄 속에서 겨우 살려놓은 고추 몇 포기와 토마토, 오이 모종들이 부러질까 지주대에 고정시키면서 발견한 놈이다. ​ 사실 이렇게 큰 놈이 달려있을 줄은 생각도 안 했는데 뜻밖에 횡재한 기분이 들었든 건 올봄 가뭄 탓이다. 모종 사다 심은 것 중에서 동료들은 다 죽고 겨우 살아남은 놈 중 첫 수확물이라 더 고맙고 반갑다. ​ 다시 사다 심은 놈들은 아직 땅바닥에서 기는데 이놈은 벌써 지주대 꼭대기까지 올랐으니 올여름 오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 오이, 가지, 노각, 애호박, 토마토 3종류, 오이고추, 토종 호박에 일반 고추 등 모종을 사다 심고 키우는 일이 전원생활의 꿈과 희망이자 기본적인 행복으로 불리는 건 자연을 키우고 지키는 보람 때문이리라..

山村日記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