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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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곳을 향하여 ....

​ ​ 재건축으로 아파트 살림을 산촌으로 다 가져와 두 집 살림을 한 공간에 정리해 넣는다고 정신없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 ​ 농장 뒤편으로 등산객들이 돌아가면서 "와! 산딸기다!" 어쩌고 왁자지껄 떠들고 가도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가 이제서야 가 보니 거의 다 따가고 끝물 만 남아있다. ​ 온몸에 좋다는 11가지 효능은 제쳐두고라도 명색이 산딸기 동네에 사는 내가 맛이라도 봐야지 싶어 임도(林道) 따라 산에 오르니 곳곳이 폐허다. 이미 등산객들에게 초토화된 산딸기 군락지가 .... ​ 그래도 그렇지 명색이 본토(?)에 사는 낸데 싶어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 처음 따 넣은 것은 물러질 정도로 따고 또 따고 4kg이 넘어 생으로 먹는 거 일부 빼고는 "딸기잼"으로 변신시키..

山村日記 2022.06.22

처음 만나던 그 모습 처럼 ....

​ ​ 해가 제일 높이 뜨고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 이맘때 감자가 가장 맛있다고 "하지감자"라고들 하는데 오늘 감자를 캤다. ​ 감자래야 두 고랑도 채 안 되게 심었는데 올봄 그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제법 굵은 놈이 몇 놈 보이는 걸 보면 감자 농사 평년작은 되는가 싶다. ​ 해마다 감자를 심긴 심어도 두 식구 먹고 항상 남아서 싹이 올라온 그놈들을 잘라 다시 심고 또 심고를 해왔으니 저 두 소쿠리 면 우리 반찬은 충분하다. 나머지 한 소쿠리는 아들놈 집에 택배로 보내야 하고 .... ​ 감자 캐는 김에 옆 고랑 잡초까지 슬~슬~ 뽑아가며 하다 보니 감자 캐는 시간보다 잡초 뽑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바람에 몸은 생똥을 쌌지만 덕분에 밭은 훤~ 하다. ​ 집사람 처음 만나던 그 모습처럼 ..

山村日記 2022.06.21

초가삼간 태울 수도 ....

​ ​ 밤꽃처럼 하얗게 핀 저것이 "헛개나무" 열매인데 20년도 훨~ 넘는 세월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 농장 아래 밭에 50그루나 심었던 헛개나무지만 세월 따라 죽은 놈이 반도 넘은 것 같아 아예 신경도 안 쓰고 버려두다시피 한 나무들인데 .... ​ 몇 년째 한두 나무에 열매가 달려도 너무 높아 수확은 아예 포기하고 필요한 건 집안에 있는 헛개나무 한 그루에서만 따 먹곤 했었는데 올해는 욕심이 난다. ​ 몸에 좋다는 약성(藥性) 떠나서 올 같은 봄 가뭄에도 열매가 저렇게 많이 달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내 평생(?) 저런 헛개나무 풍년은 처음 본다. ​ 문제는 열매 수확을 어떻게 하느냐?인데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 수도 없고 ....

山村日記 2022.06.20

이름이나 알아둘껄 ....

​ ​ 한낮엔 119에 신고를 해야 할 정도의 불볕더위가 30도를 줄넘기하고 있으니 밭 일은 턱도 없고 해 진 다음이나 아침 일찍 밖에 못하는 게 현실이다. ​ 늦게까지 생 똥을 싸 가며 뽑아놓은 파 고랑 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 사살하러 갔더니 무언가 풀속에서 뽈~ 뽈~ 기어 다니길래 잽싸게 쫓아가 보니 요놈들인데 귀엽다. 제법 여러 마리인데 두어 놈 잡아 "이놈들 내가 키워?" 집사람 반대부터 수년 전 원앙새 새끼 키우다 실패한 기억 머릿속이 286컴퓨터처럼 회전하는데 "푸러럭!" 어미 새가 날아올라 도망(?)을 간다. ​ 자식 버리는 어미인가? 싶어 괘씸했지만 멀리 안 가고 연못가 느티나무에서 왔다리갔다리 하는 걸 보니 "에고! 그래 니 자식 내가 키워 뭣하겠노".... "마! 니 새끼 니가 키..

山村日記 2022.06.20

한창 때 였으니까 ....

​ ​ 동네 밴드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책 기증을 받겠다는 공지가 떴다. ​ 그렇잖아도 "동아 대백과 사전"을 개값(?)으로 파지 집에다 넘긴 일이 가슴이 아파 책만 보면 영~ 마음이 안 좋던 터라 과감히 기증하기로 했다. ​ 전원생활 시작하면서부터 필요하다 싶기만 하면 한 권, 두 권 사 모은 뼈골이 아픈 책 들이지만 귀농 귀촌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선물이 될 것 같다. ​ 각종 꽃과 나물, 우리 꽃 등 다양한 종류의 책에다 약용식물이니 흙집 짓기 같은 제법 돈깨나 지불한 책 들인데 두 번 세 번 본다고 다 내지식이 아닐 터 나눠 보기로 했다. ​ 저 책들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남성 강정 법"이다. 그때만 해도 한창때였으니까 ....

山村日記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