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의 속살을 일부러 보려고 한 게 아닌데 "명아주"란 잡초를 뽑다 보니 흙이 딸려 올라와 본의 아니게 감자 속살을 보고 말았다. 지독한 가뭄이라 한두 번 물을 뿌려주다가 아예 고랑에 물을 대 주기까지 하긴 했지만 저렇게 예쁜 감자를 잉태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가뭄 속에서도 지금 저 정도 크기라면 앞으로 20여 일 후 "하지"때까지 굵어지면 튼실한 감자 옥동자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마다 감자를 심긴 해도 항상 먹고 남아 창고에서 싹이 나고 그걸 다시 이듬해 심고 .... 그래도 첫 수확한 날 햇 감자 삶아 먹는 그 맛은 아는 사람만이 아는 황홀한 "오르가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