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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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 ....

​ ​ 호스로 밭고랑에 하루 종일 물을 대어 놓았는데 이상하게 물이 밭고랑에 번지는 기색이 없어 보았더니 지구가 그 물을 다 받아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 ​ 작물 위로 직접 물 뿌려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고랑에 직접 물을 주니 "지구"가 다 빨아먹고 천둥 번개에 우박까지 염려되는 소나기가 온다더니 내 차에 먼지 얼룩만 남겨 놓으니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 나랏님이나 5년에 한 번씩 표 찍어달라고 구걸하는 "정치 거지"들은 당파 싸움에 몰두해 가뭄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이 현실에 작물들만 불쌍타. ​ 우리 두 식구 먹어봐야 얼마나 먹는다고 농사 작황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내가 심고 씨 뿌린 채소들이 말라죽어가는 게 안타까워하는 말이다. ​ "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

山村日記 2022.05.22

천둥 번개에 우박이 ....

내일 이 지방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믿기엔 타들어 가는 내 새끼들(?)이 안타까워 산수(山水)를 밭에다 직접 공급하기 시작했다. 산수를 이틀에 한 번씩 뿌려주긴 했지만 호스로 뿌려주는 정도로는 감당될 가뭄이 아니어서 아예 24시간 물 줄기를 공급키로 한 것이다. 가뭄이 계속되니 모종 심어 둔 작물들이 하나 둘 말라 비틀어지고 씨 뿌린 작물들은 아예 싹이 올라오지 않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사리 수확도 예년같이 쑥!쑥! 올라오지 않으니 수확량은 줄고 사람만 고생시키는 형국이다. 천둥번개에 우박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내일 일기예보 제발 우박이라도 좀 맞아보고 싶은 심정이다.

山村日記 2022.05.20

신기술인지 아이디어인지 ....

세상이 좋아진 건지 농협이 좋아진 건지 개 사료 포대에 생전 처음 보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푸는 곳 농협"이라고.... 지금까지는 사료 포대 위 쪽 흰 부분의 실밥을 손으로 잘 분리(?)해야 한 번에 쭈~욱! 풀리는데 손도 무디고 눈도 어두운 많은 농민들이 고생했었다. 저 흰 부분을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스티커 하얀 삼각 부분을 잡고 당기니 스티커에 한쪽 실밥이 붙어 쭈~욱! 당기면서 개 사료 포대가 한 번에 개봉되어 버린다. 이런 신기술인지 아이디어인지를 개 사료 포대에 적용해 농민들을 편하게 해주는 농협의 자상함에 경의를 표하며 쌀 포대를 비롯한 많은 곳에 이 스티커가 적용되길 기대한다. "함께하는 100년 농협"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山村日記 2022.05.20

팔십이 되려면 ....

​ ​ 황토로 된 아래채 주방 쪽 외벽이 그 밑을 지나는 산수(山水) 호스가 터지는 바람에 벽 채가 심하게 훼손된 채 강산이 한번 변할 시간이 지났건만 ​ 언젠가 황토 흙 잘 이개서 손봐야지 하면서 망설이다가 느닷없이 덜컥 시작은 했는데 웬걸 흙 이개는 작업부터 마른 벽채에 힘껏 던져 붙이는 작업이 장난 아니다. ​ 누군가 10대는 철이 없고, 20대는 답이 없고, 30대는 집이 없고 40대는 틈이 없다. 그런데 50이 되면 "일"이 없어지고 60이 되면 돈이 없어지며 칠십이 되면 즐거움이 없어지고 팔십이 되면 힘이 없어진다. 고 하였다는데 .... ​ 마무리도 아니고 겨우 1차 흙 붙이기 작업만 했는데도 들숨 날숨에 헥~!헥! 이다. 팔십이 되려면 아직도 까마득 한데.... 에효! ​ ​ ​

山村日記 2022.05.18

환기 구멍도 선명하게 ....

​ ​ 감자 고랑에 터널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이 "양양 터널"로 11킬로라는데 이 감자 고랑의 터널은 그 길이와 출구가 어디인지 내 짧은 식견으론 알 수가 없다. ​ 아마 "두더지 선생"이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감자 고랑 밑에다가 최신 공법으로 고속도로를 뚫었는지 환기 구멍도 선명하게 무너지지도 않고 있다. ​ 하기야 지놈들 입장에선 한번 뚫어 놓으면 감자알이 자라니 갈수록 식량 걱정 안 해도 되고 하늘마저 메마르니 무너질 걱정 없고 .... ​ 이왕 당한 거 "두 선생 가족"들이나 편하라고 농협에서 일시불 아니면 절대 판매하지 않는 "스트라타젬"이라는 보약 다섯 알을 선물했다. ​ 편안히 천국에 먼저들 가 계시라고 ....

山村日記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