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농자천하지대본 ....

혜 촌 2022. 5. 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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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로 밭고랑에 하루 종일 물을 대어 놓았는데

이상하게 물이 밭고랑에 번지는 기색이 없어 보았더니

지구가 그 물을 다 받아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

작물 위로 직접 물 뿌려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고랑에 직접 물을 주니 "지구"가 다 빨아먹고

천둥 번개에 우박까지 염려되는 소나기가 온다더니

내 차에 먼지 얼룩만 남겨 놓으니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나랏님이나 5년에 한 번씩 표 찍어달라고 구걸하는

"정치 거지"들은 당파 싸움에 몰두해 가뭄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이 현실에 작물들만 불쌍타.

우리 두 식구 먹어봐야 얼마나 먹는다고

농사 작황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내가 심고 씨 뿌린

채소들이 말라죽어가는 게 안타까워하는 말이다.

"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이라든 옛말

하늘도 이젠 외면하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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