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2/09 19

친환경 농약 ....

​ ​ 관절과 심혈관, 간에도 좋다고 알려진 곰보배추 알고 보면 실제 "곰보배추"는 저렇게 곰보가 아닌데 명색이 김장 배추라는 놈이 저 모양 저 꼬라지다. ​ 고랑 입구 쪽 배추가 멀쩡하길래 신경을 안 쓰다가 우연히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엉망진창이다. 요즘 벌레들은 영악하게도 머리를 쓸 줄 아나 보다. ​ 귀농 초창기에는 친환경 농약이랍시고 막걸리에 식용유 흑설탕 등등으로 조제한 약(?)을 뿌렸지만 오히려 지금은 당당하게 농약(?)을 뿌린다. 배추 모종 심고 처음으로 .... ​ 요즘 농약이 꼭 필요한 성분으로만 구성된 저농약에다 친환경도 염두에 둔 성분들이라 굳이 기피할 이유가 없기도 하고 꼭 필요할 때 한두 번 최소한으로 사용토록 권하고 싶다. 우리 가족이 먹을 김장 배추니까 .... ​ 친환경이란 ..

山村日記 2022.09.14

핑게 없는 무덤에도 ....

​ ​ 꽃말이 "참 사랑"이든 "순결한 사랑"이든 관계없듯이 상사화니 꽃무릇이니 그 이름 또한 틀리면 어떠리 이 산촌에 와서 꽃을 피웠다는 게 중요하지 .... ​ 재건축한다고 비워줘야 했든 부산의 아파트 화단에서 잎이 새파란 놈들을 옮겨 와 연못가에 심었는데 어느 사이 잎도 말라 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놈들이 저렇게 고운 꽃들을 피운다. ​ 옮겨 온 포기 수의 절반 이상이 꽃을 피웠으니 산촌의 혹독한 겨울 추위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는 징조 더 많이 캐 와서 군락지로 만들 것인지 저놈들만 번식 시킬 것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 잡초도 안 잡아 주면서 꽃 만 고생시킨다는 집사람 말 내 딴에는 꽃이 필지 안 필지 몰라 그냥 둔 것인데 .... 핑계 없는 무덤에도 꽃무릇은 피어나겠지. ​ ​

山村日記 2022.09.13

다람쥐와의 전쟁 ....

​ ​ "다람쥐와의 전쟁"이 시작되니 덩달아 나도 칼 들고 설치는 날이 더 많아진다. ​ 집안의 밤나무에서 떨어지는 밤 중에서도 간혹 벌레가 먹거나 "험달이"가 생기면 그냥 버리기 아까워 칼로 깎아서 밤 밥을 해 먹거나 반찬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 ​ 두꺼운 밤 껍질 때문에 일반 과일 칼로는 잘 안 깎여서 부득이 날카로운 "캇트"칼로 알밤을 만드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위험해서 .... ​ 그래도 집안의 밤이라 상태가 많이 좋은 편이지만 어쩌다 야생 밤이라도 주어 온 날이면 몇 시간을 쪼구리고 앉아 알밤 까기에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에 자리하기 일쑤다. ​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밤들과는 달리 농약이라곤 구경도 못하는 밤나무들이라 벌레 먹은 밤과 멀쩡한 밤의 비율이 거의 반반이나 되니 요샛말..

山村日記 2022.09.12

고장난 시계 우체통 ....

​ ​ ​ ​ "힌남노" 그놈 때문에 우리 집 "기쁜 소식통"이 바뀌었다. 면사무소에서 수해복구를 위해 온 "포클레인"이 막힌 배수로 뚫는 작업을 하다가 기존의 플라스틱 "우체통"을 박살을 내는 바람에 어쩔 수없이 새 우체통으로 교체하였는데 .... ​ 마땅한 소재가 없이 이것저것 살피다가 얼마 전 "고장 난 시계"가 눈에 딱! 들어오길래 "이거다!" 하고 둥근 시계판을 떼 내고 "배터리" 들어가는 구멍 뒤쪽에다 나무로 된 "와인 통"을 붙이고 헌 장판지로 비 못 들어가게 지붕과 함께 감쌌다. ​ 기존 플라스틱 우체통처럼 빨갛고 하얀 색깔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원목인데다 키 또한 훤칠하니 얼마나 고급 진가? ​ 고장 난 시계로 만든 우체통 .... 흘러가는 세월은 꽉 붙들고 있어라고 "시계 불알"은 ..

山村日記 2022.09.11

힘이 남아도는 놈 ....

​ ​ 밤새 빗소리 바람 소리 요란하게 합창을 하더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 강력 태풍"이 지나 간 자리 모처럼 통통하게 자란 "대추"가 추풍낙엽 되어 있길래 한 움큼 주워왔다. ​ 한 입 베어 물어보니 아직은 니 맛도 내 맛도 없는 맹탕이지만 햇볕에 며칠만 숙성시키면 단맛이 생기니까 추석 때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동네 초등학교 분교 앞 하천이 범람해 학교 운동장이 "뻘 떡"이 되어있고 윗 마을 전원주택 단지 진입로가 유실되어 곳곳에 태풍 생체기가 생겨서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무사한 우리 장독간과 저 정도 낙과로 마무리한 대추나무가 고맙다. ​ 나는 태풍이름이 "힌남노"라길래 "힘이 남아도는 놈"인 줄 알았는데 몇 년 전 지나간 우리나라 "매미"보다도 허약한 놈이라 다행스럽다. 우리나라 ..

山村日記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