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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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씨앗을 ....

​ ​ 여름방학 때쯤이면 손주들 데리고 아들놈들이 올 수 있을는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준비는 해둬야 하겠기에 상추씨를 또 뿌렸다. ​ 지금 있는 상추도 많지만 경험으로 보면 곧 닥칠 장마철에 거의 다 녹아 없어져 버리고 막상 필요한 여름 휴가철엔 상추가 늘 부족하기에 한 여름 삼겹살 파티를 위한 사전 포석이다. ​ 비 오기 전에 씨앗을 뿌려 놓으면 발아율이 높기는 해도 여름 상추라는 게 30도를 넘어가는 고온으로 제대로 자라기가 어려운 기후조건이라 생존율은 반반이다. ​ 그래도 혹시 살아남는 놈들이 있어 자라준다면 모깃불 피워놓은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불 밝히고 자식들과 손주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삼겹살 파티.... ​ 그 한순간을 위해 뿌린 상추 씨앗이지만 어쩌면 그리움의 씨앗을 뿌리는 건지도 ..

山村日記 2021.06.11

매실 꼭지 따는 나는 ....

​ ​ 11kg .... 생각보다 매실이 많이 나왔다. 전부 세 그루 있는 매실나무지만 입구꺼는 아예 날 샜고 집 주위 두 그루도 눈에 보이는 거로는 영 시원찮았는데 ​ 이제까지 한 번도 제대로 안 달려 지난가을에 잘라버릴까? 했든 나무에서 나무 심고는 제일 많이 나왔다. 오래 키워주니 이제야 보답을 하는지 모르지만.... ​ 처음엔 영~ 얼마 안 될 거 같아 대충 따고 부족한 건 장날 사다 보충할 생각이었는데 예상외로 많이 나오는 바람에 이젠 설탕이 모자란다. ​ 매실청... 2018년산도 아직 다 못 먹고 남아 있어도 해마다 생산되는 거는 전부 다 담가놓는 게 좋단다. ​ 집사람 말은 그렇지만 이쑤시개로 매실 꼭지 따는 나는 죽을 지경이다. ​ 태그#매실나무#매실청#설탕#장날 태그수정

山村日記 2021.06.10

꽃이 당신이었고 ....

​ ​ 곱다. 꽃 양귀비와 수레국화 그리고 초록의 유월 햇살이.... ​ 고운 님이 보내주신 꽃양귀비 씨앗이 여기도 몇 포기 저기도 몇 포기씩 덩달아 피어나는데 꽃 가짓수가 무려 네 가지 색깔이라 더 예쁘다. ​ 노란 금계국과 보라의 수레국화 새빨간 양귀비가 유월의 산촌을 화려하게 수놓고 뒤를 이어 피어 날 접시꽃 당신.... ​ 작년부터 꾸미기 시작한 화단들이지만 이곳저곳에서 얻어오고 화훼 단지에서 사 온 꽃 들 저마다 때맞춰 피어나겠지. ​ 당신이 꽃이었고 꽃이 당신이었든 그 시절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이 그립다. ​ 태그#꽃양귀비#수레국화#접시꽃#금계국#산촌일기 태그수정

山村日記 2021.06.09

"손가락" 배터리 소동 ....

​ ​ 갑자기 말을 안 듣는다. 그동안 이리 가자면 이리 가고 저리 가자면 저리 가든 무선 마우스가 꼼짝도 안 한다. 아들놈이 챙겨 준 건데.... ​ "산촌일기"는 써야 하는데 마우스는 말을 안 듣고 온 서랍을 다 뒤져봐도 집 안에는 배터리가 안 보이니 이 깜깜한 밤에 어쩌란 말이냐.... ​ "혹시 "손가락 배터리" 파는 거 있소?" "우리 가게에는 없는데요...." 가겟집에 없어면 부득이 바깥세상에 사러 나가야 할 판이라 "너거 집에 리모컨에 넣는 배터리 사용하든 거 있나?" 가겟집 서방님한테 전화하니 밖에 있다며 집에 가서 물어보란다. ​ 결국 가겟집에 팔고 있었는데 내가 "손가락 배터리"라니까 잘 못 알아듣고 없다고 이야기한 것이었다. ​ 산촌(山村)에 살다 보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

山村日記 2021.06.08

한줄기 바람 처럼 ....

​ ​ 30도를 넘나드는 후끈한 6월 여름인지 봄인지 정신없이 넘나드는 날씨에 몸은 벌써 여름 된지 오래고 마음은 아직 봄이다. ​ 초봄 잦은 동해(凍害)로 얼어버린 고사리를 보충하는 의미로 연장된 고사리 납품 마감일 그 기간을 죽으라고 맞춰도 작년 60% 정도다. ​ 한 여름 같은 이 날씨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죽으라고 고사리를 꺾어도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다. ​ 차라리 고사리 생산량에 한계만 있다면 다행인데 그깟 고사리 몇 봉지 보다 더 소중한 내 체력의 한계가 한 여름 찜통같이 마음속까지 파고든다. ​ "다음 주 코로나 예방접종도 맞아야 하는데 체력을 좀 비축해 놓어라"라는 집사람 충고가 때마침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처럼 시원하게 들린다.

山村日記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