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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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왜 저리 푸른지 ....

​ ​ 감 꽃이 피려 한다. 작년에는 "해 거리"한다고 감이 흉작이었는데 올핸 제대로 열려줄지 감꽃 송이부터 굵직굵직하다. ​ 감 꽃.... 한창 전원생활에 멋을 부릴 땐 저 감꽃을 주워서 "하트"모양으로 만든 사진을 "산촌일기"에 올리기도 하였는데 아직도 그런 감정이 생겨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세월이 변하고 사람의 입맛이 변하다 보니 작년에 만들어 둔 "감말랭이"가 아직도 냉장고에 얌전히 보존되고 있으니 감 풍년이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다. ​ 고왔던 추억도 자꾸 퇴색되어 가고 변해만 가는 세월이 안타까운 엉어리로 가슴 아픈데 하늘은 왜 저리 푸른지.... ​

山村日記 2021.06.04

내 고추농사 망했다 ....

​ ​ 종일 내리는 비 때문에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 허전한데 저놈의 뻐꾸기는 이 빗속에서도 구슬피 울어댄다. 집에 비가 새는지 님이 그리운지.... ​ 사정에 따라 혼자 먹게 된 밥 입맛도 없는데 상추쌈이나 싸 먹어볼까? 하고 밭고랑에 갔더니 저놈들 좀 보게 자기 키의 절반이나 되는 "고추"를 달고 허리가 휘었다. ​ "갱상도" 말로 지 덩치의 10배가 넘는 "꼬치"를 달고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저 모습이 이 시대에 현존하는 사나이들의 애환 같아 안타깝다. "꼬치"가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닌데.... ​ 그러고 보니 다른 놈들도 전부 키는 안 커고 고추 한 개씩 만 딱 달고 서로 "니끼 커나 내끼커나?" 이 지랄하고 있으니 내 고추농사는 망했다. 바보 같은 놈들.... 쯧~쯧~ ​ 한 놈 ..

山村日記 2021.06.03

초하(初夏)의 유월은 ....

​ ​ 개 밥 주러 가면서 한두 번 연못에 던져 준 개 사료를 요즘은 붕어들이 아예 자기들 밥인 줄 알고 신나게 나와서 먹는 걸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 그렇지만 나도 양심이 있지 물고기 사료 파는 곳을 모르기도 하거니와 개 사료를 계속 주는 것도 좀 미안스러워 환경이나 더 좋게 만들어주자 싶어 "물 옥잠" 10포기를 사다 넣었는데.... ​ 아! 요놈들이 연못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가 친한(?) 놈들끼리 네 곳에 정착을 하는 것 같다. 바람에 밀려 그리된 건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용케 뽑아도 뽑아도 계속 번지는 "갈대" 옆에 자리 잡은 걸 보면 어쩌면 식물들도 혼자 있는 건 다 외로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식물까지도 더불어 어울려 사는 산촌(山村)의 조그만 자유 천지.... ​..

山村日記 2021.06.02

개구쟁이라도 좋다 ....

​ ​ 포도나무가 "얼라"들을 주렁주렁 매달았는데 이게 몇 년 만이냐 하면 최소 20~ 25년 만에 포도송이를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 사연인즉 청운의 꿈을 품고 농장에 처음 들어온 27년 전 어느 해부터 과실 나무라는 거 이것저것 다 사다 심을 때 멋도 모르고 비탈진 울타리에 심어 포도나무 그늘을 만들려 했었는데.... ​ 이 나무 그늘에 치이고 저 풀숲에 덮이면서 오리무중 된 체 사망한 줄 알고 잊고 있다가 ​ 지난해 태풍 때 쓰러진 밤나무를 베어내고 나니 그 그늘에 두 놈이 생존해 있는 것을 부랴부랴 구조해 지금의 장소에 옮긴 지 2년째인데 꿈에 그리던 "얼라"들을 품은 것이다. ​ 얼마나 고생을 했어 면 20년 넘은 포도나무뿌리가 아직도 손가락 정도의 굵기밖에 안되는데 그래도 "포도송이"를 ..

山村日記 2021.06.01

5월을 보내며 ....

​ ​ 세월.... 참 빠르게 흘러간다. 하늘을 여행하는 저 흰 구름처럼.... ​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마지막 날 고사리 꺾는 일 외엔 밭고랑 잡초 뽑는 일이 전부인 일상 온 만신이 부서지는 아픔을 잠시 평상에 뉘었더니 신록의 느티나무와 흰 구름 두둥실 한 파란 하늘 저 속에 우리들이 삶이 있음이니.... ​ 다시 또 6월이 오면.... ​ 오늘이라는 현실을 어제라는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으며 내일이라는 꿈을 향해 하얀 뭉게구름 같이 정처 없는 일상으로 흘러가야 하겠지. ​ 아름다운 5월을 보내며....

山村日記 2021.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