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개구쟁이라도 좋다 ....

혜 촌 2021. 6. 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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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가 "얼라"들을 주렁주렁 매달았는데

이게 몇 년 만이냐 하면 최소 20~ 25년 만에

포도송이를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연인즉 청운의 꿈을 품고 농장에 처음 들어온

27년 전 어느 해부터 과실 나무라는 거 이것저것

다 사다 심을 때 멋도 모르고 비탈진 울타리에 심어

포도나무 그늘을 만들려 했었는데....

이 나무 그늘에 치이고 저 풀숲에 덮이면서

오리무중 된 체 사망한 줄 알고 잊고 있다가

지난해 태풍 때 쓰러진 밤나무를 베어내고 나니

그 그늘에 두 놈이 생존해 있는 것을 부랴부랴 구조해

지금의 장소에 옮긴 지 2년째인데 꿈에 그리던

"얼라"들을 품은 것이다.

얼마나 고생을 했어 면 20년 넘은 포도나무뿌리가

아직도 손가락 정도의 굵기밖에 안되는데

그래도 "포도송이"를 매달았으니 자손 귀한 집안

손자 보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만 하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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