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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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가 될지 바보가 될지 ....

​ ​ 당근 농사를 안 지어 봤으니 알리도 없지만 그냥 씨 뿌려 가꾸면 되는 줄 알았는데 너무 빽빽하게 자라는 것 같아 인터넷에 찾아보니 씨 뿌리고 3~40일 후에 솎아주어야 한단다. ​ 그래야 뿌리도 굵어지고 곧게 자란다는데 뽑아낸 뿌리는 보통 버린다는데 아까우면 옮겨 심기도 한다는데 자라도 뿌리가 곧지는 않단다. ​ 뭐 우리 먹을 건데 곧거나 말거나 살아만 다오!라며 반고랑 정도 솎아 두 줄로 옮겨 심고 물은 줬지만 전부 "헤벌쭉~"해 있다. ​ 2~3일 후에도 안 살아나면 나머지 당근은 솎아서 버리고 살아나는 기미만 보여도 나머지 다 솎아서 옮겨볼 생각이다. ​ 기후가 자꾸 달라지니 "제주 당근"을 이곳에서 "소호 당근"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먹을 거 정도 만이라도 직접 길러 볼 내 생각이 저놈들에..

山村日記 2021.05.29

또 하나의 그리움으로 ....

​ ​ 우리 작약꽃의 올해 절정의 모습이자 마지막 모습이다. 이 사진 찍고 나서 두 시간 후 천둥 번개를 동반한 요란한 소나기가 저 연약한 꽃잎을 사정없이 작살을 내 버렸으니까.... ​ 다행히 우박은 안 왔길래 망정이지 그 바람과 폭우에 우박까지 내렸으면 꽃이 문제가 아니고 상추며 고춧대, 옥수수까지 농작물 전체가 큰 피해를 볼 뻔하였다. ​ 갈수록 변덕이 심한 날씨 탓에 농사짓기가 날로 어려워져 작물 선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벌써 열대작물과 과일이 남해안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기도 하지만.... ​ 붉은 작약꽃의 마지막 모습 또 하나의 그리움으로 남는다. 언제나 처럼 .... ​ ​

山村日記 2021.05.28

"대가리" 몇 개만 남고 ....

​ ​ 우유 사러 읍내 마트에 들러 한 바퀴 휘~~ 돌아보는데 "바닷장어" 9,900원.... 한 팩인데 다섯 마리 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회로도 먹는 "아나구"인데 양념장 팩도 2개나 들어있다. ​ '여보! 이거 저녁에 함 구워 먹어보자!" ... 이때는 대답을 기다리면 100% 실패다 그냥 카트에 집어넣었다. (집사람 쓰윽! 보더니 암말 없이 그냥 넘어간다.) ​ 자고로 뭐 제대로 얻어 먹으려면 눈치가 빨라야 한다고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장어구이 쌈 싸 먹을 상추에 곤달비, 쑥갓까지 싸거리 뽑아 대령이다. 일회용 부탄가스레인지에 길쭉한 구이용 팬 올리고.... ​ 아뿔싸! .... 작년 가을에 사다가 꿀에 저려 놓은 생강 편을 곤달비에 척~! 올리고 장어 한 점 감싸고 쐬주 한 잔 쭈~~욱! 들이킨 ..

山村日記 2021.05.27

잘 챙겨주지 못해 ....

​ ​ 꽃 씨 보내 준 고운 님을 닮았을까? 양귀비꽃이 예쁘다. ​ 씨 뿌릴 때 가을에 뿌리는 것이 꽃피울 확률이 봄에 씨 뿌린 것 보다 훨씬 높다는 정보에 가을에 한 번, 봄에 또 한번 두 번을 나누어 뿌린 씨가 이제서야 여기저기에서 간헐적으로 피어난다. ​ 색깔도 빨간색이 제일 많고 저 분홍색과 저보다 더 연한 노란색 등 서너 가지인데 기온 차이로 꽃씨 발아율이 떨어진 것이 듬성듬성 피는 결정적 원인 같아 보인다. ​ 여기에 한 송이 저기에 한두 송이.... 한꺼번에 모여 피어나는 화려함과 달리 산촌의 아련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내 마음을 많이 닮은 것 같아 가슴이 시린다. ​ 내가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 ....

山村日記 2021.05.26

신선(神仙)들이 마셨다는 ....

​ ​ 신(神)이 내린 나무라는 뽕나무 새순 가지를 잘라 연한 잎을 채 썰듯 썬 뽕잎을 녹차 덕음질 하듯 두 손으로 박박 문질러 그늘에서 건조 중이다. ​ 3일째 말리는 게 저 정도니 아무래도 1주일 정도는 제대로 말려야 할 것 같은데 날씨가 문제다. ​ 예보가 지난주까지는 이번 주는 멀쩡하다더니만 오늘도 소나기 한줄금 했지 내일도 비가 온다니 우선은 햇볕을 피해 방에서 말리고는 있다. ​ 이러다 장마라도 오면 부득이 "건조기"로 마무리해야겠지만 그럴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햇볕과 건조기에 말린 것 중 어느 쪽이 약효가 있을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 것이니 말이다. ​ "뽕잎차".... 신선(神仙)들이 마셨다는 그 차 제대로 마시면 나도 신선 비슷해 질까?.... ​

山村日記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