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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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 향기 ....

​ ​ 향기가 없다. 인근 지역보다 보름이나 늦게 피는 주제에 그 매력적인 향기조차 없으니 이걸 "아카시아" 꽃이라 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아카시아꽃향기.... 어릴 때 "도수" 저거 집과 "용규" 저거 집 사잇길에 핀 하얀 아카시아 꽃 향기가 달 밝은 밤엔 천지에 진동하여 그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불렀든 "성률"이의 "정동 대감".... ​ 아카시아 꽃 향기만 나면 생각나는 그 시절 그 동무들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고향의 냄새지만 농장 뒷마당에 핀 저놈에게 선 향기가 없다. 차라리 냄새라도 좀 풍겼으면 좋으련만.... ​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아카시아 꽃 향기 어쩌면 향기는 그대로인데 그 향기를 맡는 내 마음에 지나 온 시간의 잔재들이 퇴적물처럼 쌓여 못 느끼게된 것인지도 모른다...

山村日記 2021.05.18

열무와 얼갈이 배추 ....

​ ​ 상추 마지막 뿌릴 때 "열무"와 "얼갈이배추" 씨앗을 뿌리고 잡 벌레나 추위에 신경 쓰지 말고 잘 자라라고 부직포로 이불처럼 얌전히 덮어 주었는데 .... ​ 이불(?)이 제법 들썩 거리고 때 마침 비도 오길래 얼마나 갑갑하고 목이 말랐겠나 싶어서 이불을 확 벗겨주고 시원하게 물도 먹고 숨도 쉬라고 내 딴에는 최대한 배려(?)를 했는데 ​ 최하 한 뼘 이상은 자라 가장자리 저놈들 정도는 당연히 커 있어야 할 놈들 꼬락서니 좀 보소.... ​ 하긴 뭐 씨앗 두 봉지 5,000원 주고 사다 씨 뿌리나 장날 열무 한 단, 얼갈이배추 한 단 사다 먹어나 금액이야 비슷해도 씨 뿌려 잘 자라면 우리 먹고 남는 거 전부 지인들에게 나눔 해 줄 수 있었는데.... ​ 혹시? 갑자기 이불을 확!~ 벗겨서 놀라 쪼..

山村日記 2021.05.17

처음부터 협상은 난항을 ....

​ ​ 언젠가 한번 당근을 심었다가 제대로 수확은 못했지만 유난히 단맛이 많이 났었던걸 기억한 내 손길이 기어이 한고랑 심고야 마는 집념을 발휘했다. ​ 비가 내리니 당근들이 더 싱싱하게 보이고 현재로선 아~주 잘 자라고 있는데 딱! 하나 "두더지"가 문제다. ​ "더덕"도 몸에 좋다고 파먹는 놈들이 세계 최고의 건강식품인 "당근"을 그냥 고이 모실 턱이 없지 게다가 달콤하기까지 하다는데.... ​ 당근 몇 뿌리 키워 먹으려고 두더지하고 전쟁을 하느니 차라리 신사협정으로 몇 %는 내 몫이고 나머지는 두더지 몫으로 인정해 주면 될 것 같은데 ​ 나는 전체 몇 포기에서 두더지용 몇 포기를 바라지만 지놈들은 모든 포기에서 몇%만 갉아먹으려고 들 테니 처음부터 협상은 난항을 겪게 생겼다. ​ "두더지"측 대표단..

山村日記 2021.05.16

세월이 좀 먹는 것도 ....

​ ​ 꽃 양귀비 잎사귀가 요렇게 생긴 걸 꽃이 피고 나서야 겨우 알았고 예전엔 미쳐 몰랐으니 .... ​ "주이 님"이 보내준 그 많은 꽃씨들 인터넷 찾아가며 가을에 뿌릴 건 가을에 봄에 뿌릴 건 봄에 내 딴에는 신경 써가며 열심히 챙겨 씨 뿌렸지만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 날씨가 워낙 개 떡 같기도 하였지만 원래 이곳 기온이 강원도 비슷한 분지형 고산지대긴 해도 경기도 일원에서 자란 꽃씨 발아가 이렇게 차이 날 수가.... ​ 일단 밭 잡초를 뽑아도 아는 잡초만 뽑고 조금이라도 못 보든 놈들은 무조건 꽃씨겠거니 살려놓고 보는데 이제 겨우 꽃양귀비 하나 확인했으니 첩첩산중이긴 해도 원래 산삼은 이런 곳에서 난다나 어쨌다나.... ​ "사나히" 한번 씨 뿌렸으면 적어도 3년은 기다려봐야 내 자식 될 놈인..

山村日記 2021.05.14

버섯 선지자님들께 ....

​ ​ 요놈이 뭔지를 아시는 분 안 계세요?.... ​ 건조기 창고 앞에 비가 직접 들이치지는 않지만 간혹 비바람에 젖은 종이박스 밑에서 생전 보도 듣도 못한 버섯(?)이 자라난다. ​ 촉감은 어김없는 버섯인데 식용인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맛(?) 볼 수는 없는 터라 전국의 버섯 선지자님들께 감히 조언을 구하고자 한다. ​ 종이박스에 버섯이라.... 세상이 하도 희한하게 변해가니 돌연변이가 생긴 건지 망조가 들려는 자연의 경고인지 몰라도 어쩐지 보기가 좀 그렇다. ​ 어찌 보면 맛있게 생겼고 어찌 보면 징그럽게 생겼고....

山村日記 20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