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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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차반 같은 날씨는 ᆢᆢ

태풍이라기 보다 물 폭탄을 맞은 가을 김장 무 씨앗들이 발아 하긴 했는데 완전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그 모진 물 폭탄에도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저 여린 무 순들이 얼마나 고된 아픔을 운명 처럼 받아 들여줄지 걱정이 앞선다 하긴 저놈들이 다 살아나면 너무 비좁아서 다시 한뼘 간격으로 솎아 주어야 팔뚝만한 무우로 솎아 낸 놈들은 추석때 파란 나물로 되는거지만 ᆢ 아차 잘못되면 무 싸앗을 다시 뿌려야 하는 불상사를 면하기 위해서는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개차반 같은 날씨는 믿을수 없고 오로지 개구쟁이 처럼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빌 수 밖에 ᆢ ᆢ

山村日記 2021.08.25

하늘이 준 수박ᆢᆢ

태풍이 오면 혹시라도 잘못될까봐 지멋데로 태어난 똥 수박을 따 배를 갈랐다 그냥 그대로 두었다 한 열흘뒤에 땄으면 딱 좋았을텐데 아쉽다 씨앗이 아직 하얀걸 보니 덜 익은거다 그래도 어쩌랴ᆢ 이미 배는 갈라놓았지 수습할 길이라곤 먹어치우는 수 밖에 ᆢᆢ 한 입 딱! 베어무는데 입속에 퍼지는 맛이 다,익은 수박처럼 달지는 않아도 싱싱한 부드러움이 가미된 은근한 단 맛 그런데로 먹을만 하다 많은 씨앗이 좀 걸리긴 하지만 ᆢ ᆢ 하늘이 공짜 수박도 주는걸 보니 살아오면서 큰 죄는 안짓고 살았나 보다

山村日記 2021.08.24

중간에 저기압으로 ....

​ ​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오늘이고 어제가 칠월 보름이었으니 추석도 이제 딱 한 달 남은 셈이다. ​ 배추 모종 고랑도 만들어야 되고 김장용 쪽파도 심어야 하는 등 농사일이 바쁜데 태풍 같잖은 태풍이 온다고 난리다. ​ 12호라나 무슨 태풍이라는데 세상에 태풍 눈도 없는 별 희한한 걸 태풍이랍시고 떠들고 있어 마음만 심란하지 일상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아침부터 가을 장맛비가 내려 하릴없이 TV만 보는데 화면에 잘 나타나지도 않는 태풍이라는 구름 보니 아무래도 태풍 몫을 할 재목감은 못되고 차라리 현재의 장마 구름이 비 오는 주요 원인인 것 같다. ​ 이번 태풍이 오다 말고 중간에 저기압으로 바뀌기만 해봐라 차라리 내가 기상청장 하러 가야겠다. 왜 이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山村日記 2021.08.23

천연 생약초의 효능 ....

​ 임도(林道) 쪽 울타리에 "실세삼(토사자:兎絲子)이 있길래 손으로 살~살 걷다 보니 보기보다 많아서 얽힌 나무와 풀을 낫으로 듬성듬성 잘라 가져다 놓고.... ​ ​ 집사람과 둘이서 1시간이 넘도록 골라내니 제법 한 소쿠리나 된다. ​ 정력에 좋다는 걸 필두로 간, 뼈, 혈관, 눈, 신장에 노화 방지, 당뇨까지 좋다지만 이 나이에 정력은 제쳐두고 혈관이나 눈에 좋다니.... ​ 말려서 차로 끓여 먹거나 담금주로 해도 좋다니까 반 반 만들어서 먹어 볼 생각이다. ​ 산촌(山村)에서는 천연 생약초의 효능을 믿기보다는 그냥 자연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 #실세삼#토사자#담금주#천연생약초#자연의정기#노화방지

山村日記 2021.08.22

가을에 체포된지 ....

​ ​ 내일부터 가을장마(?)가 온다길래 서둘러 김장할 가을 무 씨앗을 뿌렸다. ​ 해발 500의 고냉지인 이곳 특성상 김장 배추 모종도 보통 8월 25일 전후로 심는지라 무 씨앗도 20 ~ 25일경 뿌리는 게 정상이지만 비 오기 전에 고랑 만들어 씨앗을 넣었다. ​ 동치미도 담그고 시래기도 먹고 배추김치 사이사이에 두껍게 썰어 넣은 무김치도 무를 재배하는 당연한 이유다. 벼락치기 고랑 만든다고 육신이 고되긴 하지만.... ​ 특별한 일정을 잡아서 농사짓는 건 전업농들이 하고 우리 같은 얼치기 농사꾼은 그때그때 날씨 봐 가면 대충 해치우는 게 오히려 정석이 된 지 오래다. 실력은 딸리고 심기는 심어야 하고.... ​ 누가 "시작이 반"이라 했든가? 나머지 반 해치워야 할 "꽃 같은 내 청춘"(?) 가을에..

山村日記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