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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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山村)에 사니 ....

​ ​ "강아지풀".... ​ 저놈 대가리만 꺾어 손바닥에 비스듬히 올려놓고는 강아지 부르듯 "요~요~요~"나 "츳츳츳..." 혀 소릴 내면 손바닥을 기어 올라오는 모습에 즐거워했는데.... ​ 그 순수했던 시절은 어디로 가고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잡초가 되어 밭고랑 한구석에서 눈총만 받고 있다. ​ 바라보는 시야와 마음에 따라서 추억의 강아지풀이 되기도 하고 지독한 잡초로 낙인찍혀 언제 제거될지도 모를 운명 세상만사 한줌 모래알같이 부질없는 시간의 흐름이다. ​ 그래도 산촌(山村)에 사니 이렇게라도 잠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다. 그리움까지도.... #강아지풀#잠든추억#세상만사

山村日記 2021.08.13

"응급후송" 되긴했지만 ....

​ ​ 새벽 4시 반 농장을 출발하여 촌놈 한양으로 차를 끌고 가는데.... ​ 네비에 "서울아산병원 신관 주차장"이라 정확히 찍었는데 차가 대구 쪽으로 안 가고 엉뚱한(?) 데로 계속 가란다. 무슨 상주가 나오고 강릉 가는 길이 나오고.... ​ "모르면 시킨 데로 하라!"라는 조상들의 말에 따라 고분고분 따라가니 아산병원까지 데려다준다. 오전 9시 30분 5시간 만에 도착한 거다. ​ 명색이 부산에서 크다는 병원께나 다닌 터라 가볍게 들어서는데 무려 지하 5층에 주차하라는데 생전 안 찍든 주차장소까지 사진 찍고.... ​ 도로망 연결이 이렇게 잘되어 있는데 놀라고 서울아산병원의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라고 담당 의사의 친절하고 세심한 진찰에 놀라고.... ​ 그보다 더 놀란 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

山村日記 2021.08.12

"삼천궁녀" 거느리듯 ....

​ ​ 농장 입구의 "부용"꽃이 처음엔 빨간 꽃이 피더니 두 번째엔 하얀 꽃이 피어나길래 ​ 다른 데서 보니까 분홍 꽃이 더 예쁘던데 어디서 분홍 꽃모종 하나 구해서 심어야겠다며 처음 이 꽃 가져온 곳에 다시 찾아가 볼까 하였는데.... ​ 오늘 보니 두 색깔 사이에 예쁜 분홍 색 "부용"이 살포시 피어 있는 게 아닌가? ​ 들리는 말로는 "부용"꽃은 하루에 세 번 색이 변한다며 오전에 하얀색으로 피었다가 낮이 되면 분홍으로 오후엔 빨간색으로 변한다(?)고 하였지만 내가 본 바로는 한 뿌리에서 꽃이 따로 피어나지 피어난 꽃의 색깔이 변하는 건 아니었다. ​ 올해 씨앗도 받고 뿌리도 분리해서 내년엔 더 많은 부용을 키워봐야겠다. "삼천궁녀" 거느리듯 .... ​ #부용화#삼천궁녀#분홍색부용꽃

山村日記 2021.08.10

자꾸 커져서 거목이 ....

​ ​ 추석이 한 달 열흘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우리 집 "대추나무"에 달린 대추는 아직 저 모양이니 조상님들 제사상에 올리기는 날 샜다. ​ 요즘은 대추알이 계란만 한 것에다가 조생종이니 뭐니 하며 신품종들이 득세를 하지만 우리 저놈들은 지금으로부터 아득한 옛날 23~4년 전에 심은 구닥다리라 구색 삼아 대추 달려주는 것도 고마운 마음이다. ​ 하기야 지나내나 그 시절만 해도 지도 신품종이었고 나도 하룻밤 정도는 뜬눈으로 지새웠던 그야말로 왕년이었으니.... ​ 나이가 들면 .... 나무는 자꾸 커져서 거목이 되는데 대추 알도 더 굵어지면 어디가 덧나나? .... ​ #대추나무#추석#조상제사#조생종#개량종#신품종#거목

山村日記 2021.08.09

짧은 만남의 아쉬움이 ....

​ ​ 집사람이 손주들 손톱에 봉숭아 꽃 물들여주니 서로 신기한지 손가락을 펴 보이며 자랑한다. ​ 집사람이 언제 준비했는지 꽃잎에다 소금 조금 넣고 예전엔 "백반"이라고 불렀든 "명반"을 조금 넣어 작은 절구에 찧어선 손주들 손톱 위에 올리고 봉숭아 잎으로 감싸고 머리 묶는 꼬마 밴드로 고정시키니 딱이다. ​ 신기한 듯 한 시간 정도 겨우 버티다가 그네 타고 마당에 뛰어다니다 보니 제게 제 자리에 붙어 있을 리가 만무하지 .... ​ 그래도 제법 발갛게 물든 손톱을 서로 자랑하며 니끼 이뿌니 내끼 이뿌니 아웅다웅이다. ​ 손주들이 한바탕 휩쓸고 떠나자마자 아침까지 멀쩡하든 하늘에서 소낙비가 쏟아진다. 짧은 만남의 아쉬움이 비 되어 내리나 보다. ​ ​ ​ #봉숭아꽃물들이기#그네타기#소낙비#백반과명반#꼬..

山村日記 202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