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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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와 부지깽이 ....

​ ​ 지인이 촌에서 심심하면 집사람과 둘이서 깨 춤추고 놀라고 가져다준 "배드민턴" 채 연못에 떨어진 낙엽 걷어내는 데는 일품이다. ​ 내 말도 안 듣고 지멋데로 바람하고 좋아죽다가 바람 없이는 못 살겠다고 연못에 투신한 낙엽 저놈들 건져 내는 데는 "배드민턴" 채가 쥑인다. ​ 워낙 투신하는 낙엽들이 많아 그대로 두었다간 연못 배수구가 막히기라도 할라치면 죄 없는 나만 생시껍은 기본이니 말이다. ​ 대충 건져내고 저 배수구 위에 척! 걸쳐두기만 해도 "포클레인"까지 동원해야 하는 보수 작업을 안 해도 되니 도시의 "폐기물"(?)이 산촌에선 요긴한 연장이 되는 셈이다. ​ "골프채" 가 지팡이와 "부지깽이"로 쓰이듯 .... #골프채#지팡이#부지깽이#배드민턴채#연못배수구#포클레인

山村日記 2021.11.03

맛있는 사람이 있다던데 ....

​ ​ "맷돌호박", "누렁 덩이 호박", "늙은 호박"이라는데 이 늙은 호박을 가을볕 따사로운 평상 위에서 박! 박! 긁그며 가을 한때 오후를 보낸다. ​ 아침밥 대신 이 호박전 하나 부치고 달걀 프라이에 우유 한 잔 마시니 훌륭한 식사 대용으로 충분한데 산촌에 사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 "베타카로틴"이 많아 항암에 좋고 어쩌고는 해도 그냥 먹기에 맛있고 부담이 없으니 아침엔 딱!이다. ​ 올해는 호박 크기가 영 시원찮고 양도 적어 머리통 만 한 여남은 개 사용 안 하는 황토 방에 보관하는데 저놈들도 자주 문안인사 드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언제 명줄 놓고 팍 퍼져 진물이나 질~질 흘릴지 모른다. ​ 늙은 내가 굳이 "늙은 호박" 관리하는 거는 오로지 맛이 좋기 때문이다. 사람도 맛있는 사람이..

山村日記 2021.11.02

고급스럽지 않나요? ....

​ ​ 서로가 술 생각나거나 의논할 일이 있으면 "저녁 한 끼 합시다! 오늘 됐능 교?" 하면 "OK! 5시 반 됐다?" 하는 여울이네.... ​ 고추 말린다고 건조기 사용한 전기료 주겠다며 저녁 하자 길래 네 식구가 읍내 단골 "청요리 집"에서 팔보채에 소주 2병, 사이다 1병, 간짜장 2그릇 이번엔 우리가 밥값 내는 당번, 다음은 저거가 낸다. ​ 이번 우리 다음은 너거.... 무슨 음식을 먹든 밥값 순서를 딱 정해 놓으니 서로가 무얼 먹을까? 가 걱정이지 돈 걱정은 안 해서 좋다. ​ 산골에서 왔다고 특별히 량도 많이 주고 이웃끼리의 정(情)을 더 좋게 봐주시는 청요리 집은 읍내 탑 마트 옆 골목 안 "하나 00" 사장님이신데 벌써 10년도 훨씬 지난 인연이다. ​ 중국집이라 부르는 것보다 "청 요..

山村日記 2021.11.01

자연산 천연 수세미 ....

​ ​ 씨 뿌리지도 않았던 수세미가 스스로 자라 저 만큼이라도 수확을 거둔 건 기적에 가깝다. ​ 제대로 모종을 사다 심었으면 얼마나 더 잘 자랐을지 아무도 모르는 결과이긴 해도 갑자기 추워진 초 가을 날씨가 저놈들 생육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 초 자연산이긴 하지만 한참 잘 자라고 있든 시기에 갑자기 기온이 0 도까지 떨어지며 서리가 하얗게 와버렸으니 아무리 자연산이라 해도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웠을 테니 .... ​ 농장 곳곳에 스스로 자란 열매가 스무 개 정도였으나 군불 때는 솥에 푹 삶아 껍질을 벗겨보니 저놈들만 남았으나 저 중에도 반은 아무래도 좀 부실해서 물건 될까 말까다. ​ 자연산 천연 수세미.... 가을 햇살에 몸 말리는 알몸이 곱다. ​ #자연산천연수세미#가을햇살#알몸

山村日記 2021.10.31

돈 맛을 다 아는 놈들 ....

​ ​ 아무리 감 따기가 힘들어도 홍시 맛이 특별한 대봉감까지 안 딸 수가 없어서 농장 입구와 집 뒤편 대봉 감나무 거는 땄다. ​ 감 따는 "캇트 작대기"와 "주머니 작대기"를 총동원해 다 따봐야 한 접(100개)이나 될까 말까다. ​ 두 나무 다 감이 굵지도 않고 기후 탓에 거의 스스로 떨어지고 평년의 20% 수준밖에 안되니 북 치고 장구 치고 할 것도 없다. ​ 게다가 홍시 되어 가는 놈은 이미 동네 산새들이 주둥이 콱! 박아 찜 해 놓은 거라 내 꺼라도 내 꺼가 아니다. ​ 짜슥들 땡감 나무에도 홍시가 "천지 빼가리"인데 꼭 비싼 대봉감까지 입대는 걸 보면 이미 돈 맛은 다 아는 놈들인 것 같다. 저놈들도 장날 나가서 시세 알아보고 오는 걸까?.... ​ ​ ​ ​ #대봉감수확#캇트작대기#주머니작..

山村日記 202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