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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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 역할 잘 해야 ....

​ ​ A**(투뿔) 한우 등심 불고기로 점심 때우고 소화도 시킬 겸 여승들의 수도처인 석남사(石南寺)를 한 바퀴 휘~돌아 구경시키고 농장으로 모셔 온 1 박 2일 손님들 .... ​ 시래기 된장찌개 반찬의 저녁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누렁덩이 호박전과 홍합 넣은 쪽파 전으로 맥주 한잔 가뿐히 막간을 이용한 손님 접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쩔쩔 끓는 황토방 아랫목의 온몸 뒹굴기다. ​ 도착하자마자 지천에 널린 냉이와 머위에 눈이 멀어 사정없이 캐고 따고 하더니 김장 무 하나 쑥 뽑아 칼로 쓱쓱 깎아 그 고운 입속으로 직행이다. ​ 집사람과 동갑내기 두 선녀가 모처럼 방문한 터라 반가워 난리가 난 선녀들과는 달리 괜히 내가 긴장된다. ​ 이럴 때 마당쇠 역할 잘해야 하는 건 기본 아니었든가? .... . . ​..

山村日記 2021.10.24

남은 그리움 마저 ....

​ ​ 아무리 갑자기 추워도 그렇지 얼음도 안 얼었는데 그깟 추위에 놀라 속 옷까지 홀딱 벗어버린 놈 명색이 느티나무란 놈이 엄살이 너무 심하다. ​ 연못과 원두막의 운치를 담당하는 주제에 발가벗고 서 있으니 운치는 고사하고 70 넘은 영감탱이 목욕탕에 간 꼴 만 연출하고 있다. ​ 연못 가 텅 빈 원두막.... 계절의 흐름에 속수무책으로 알몸 드러내고 있지만 한때는 은하수 바라보며 견우직녀 부럽잖은 인연과 사랑을 나누었을 꿈의 장소였을 텐데 .... ​ 연못에 떨어진 낙엽 물결 따라 흘러가고 인연 따라 나누었던 꿈 세월에 흔적도 없고 남은 그리움마저 겨울로 가져가는 상강(霜降)이 오늘이다. ​ ​ ​ #연못가원두막#속수무책#꿈의장소#오늘이상강#느티나무#연못과원두막#영감탱이

山村日記 2021.10.23

토종이 꼭 필요한 분 ....

​ ​ 예로부터 기침, 천식, 가래 설사에 특효라는 토종 보리수 "물포구"가 한창 익어간다. ​ 양지쪽인 장독 간에는 이미 다 익은 물포구가 한 움큼이나 떨어져 있길래 한꺼번에 다 수확하려던 생각을 바꾸어 먼저 익은 놈들은 먼저 수확했다. ​ 첫 수확이 1, 3Kg이나 되고 앞으로 두세 번 더 수확할 분량이 충분하니 물포구 풍년이 들어도 소비하는 게 또 걱정거리다. ​ 작년엔 수확량이 좀 적어 "엑기스" 담가 두었고 재 작년 건 점잖게 "약술"로 모셔놓고 있으니 올해는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 몸이 안 좋아 필요한 사람에겐 요긴한 약이지만 필요 없는 사람에겐 그냥 추억의 먹거리일 뿐인 물포구 토종이 꼭 필요한 분은 손을 번쩍 드시라! .... ​ ​ ​ ​ ​ ​ #토종물포구#토종보리수..

山村日記 2021.10.22

또 하나의 가족이 ....

​ ​ 거실로 이사 온 놈들이 신고식도 안 한 체 내 공간을 차지하고 폼을 딱! 잡고 버틴다. ​ 복권만 당첨되면 마당에 유리온실이라도 지어 "다알리아", "천사의 나팔" , 수생식물인 "옥잠화"등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해줄 텐데 .... ​ 서리를 맞아 피든 꽃과 꽃 몽우리는 물론 멀쩡한 잎사귀까지 폭삭! 맛이 가 버린 천사의 나팔 앞쪽의 굵은 본 줄기에서 잘라 낸 창쪽의 아홉 가지들 꺾꽂이를 해서 응급처치는 했지만 살아날지 걱정이다. ​ 워낙 순식간에 다가온 추위라 미처 손쓸 틈 없이 당한 놈들이라 애처로워 내 옆으로 피신시켰지만 내년 봄까지 4~5개월은 같이 살아야 한다. ​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거다. ​ #또하나의가족#이사신고식#복권당첨#유리온실#천사의나팔#응급처치

山村日記 2021.10.21

단풍 콧베기도 못 보고 ....

​ ​ 지난겨울 먹다 남은 고구마에서 싹이 나길래 뚝! 뚝! 꺾어 세 포기 심은 고구마 집사람 계산으로 10,000원어치 정도 나왔다. ​ 원래 이곳 토양이 고구마하고 잘 안 맞는지 동네 고구마 심는 사람이 거의 없는 데다 어쩌다 심어도 맛이 없고 모양도 울퉁불퉁 엉망이라 아예 고구마는 사다 먹고 있었는데 .... ​ 모양은 저 정도면 훌륭한데 과연 맛이 어떨지 한번 삶아 먹어봐야 고구마 농사 평가가 나오겠다.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다 매일 서리가 내리니 무 배추를 제외한 잎채소는 전멸이고 고구마니 당근이니 뿌리채소 갈무리에 바쁜데 ​ 단풍 콧베기도 못 보고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 #고구마새싹#토양#울퉁불퉁#잎채소#전멸#단풍콧베기#겨울

山村日記 202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