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전체 글 4757

이 판에 간판 하나 달까? ....

​ ​ 드디어 "사립문"이 완성되었다. 손가락 만 한 대나무로 엮어서 그런지 다 해놓고 보니 질감과 색갈이 어울린다. ​ 산(山)으로 가는 뒷문이라 보안을 위한다기 보다. 장독간에 어울리는 폼 반 구색 반으로 자연을 품고 산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만들었다. ​ "조릿대"가 몇 개가 들어갔는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삽짝문" 하나 만들고 나니 울타리에 무질서하게 지 멋대로 자라든 조릿대 정리가 깨끗하게 되었다. ​ 뼈대가 썩지도 않는다는 "방부목"이니 사립문의 수명이 적어도 한 3년은 가겠지 다음엔 조릿대만 바꿔주면 되니까 .... ​ 이 판에 간판 하나 달까? "삽짝문" 만들어 드립니다!"라고 .... #사립문과쌉짝문#장독간#자연을품고#조릿대#방부목

山村日記 2021.10.19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 ....

​ ​ 배추 농사는 더 있어봐야 알겠지만 김장 무 하나는 제대로 자란 것 같아 뿌듯하다. ​ 잎이 싱싱하고 무성하길래 뿌리가 얼마나 자랐나 첫날밤 신부 치마 들치듯 살포시 들어 올려보니 내 한창때 팔 알통같이 우람한 무 뿌리가 눈부시다. ​ 한날한시에 씨 뿌렸어도 크기야 들쭉날쭉이겠지만 무 고랑 첫 포기가 저 정도라서 나머지는 보나 마나다. 좀 더 크면 어떻고 작으면 어떠랴 마는.... ​ 문제는 기온인데 추위에 약한 무는 영하로 떨어져 얼어 버리면 속에 바람이 들어 아무짝에도 못쓰니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제일 큰 적이다. ​ 일반인들은 상상도 안되는 1000억을 벌었다느니 반은 "그분" 돈이라느니 별 희한한 현실에 기온이라고 미치지 말란 법은 없을 터라 은근히 걱정스럽다. ​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山村日記 2021.10.18

잠 만 자고 있으니 ....

​ ​ 감나무에 감은 하나도 안 따고 빨갛게 달려있는데 갑자기 기온이 0도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으니 기후가 미치긴 미쳐가나 보다. ​ 원래 이 지역이 동, 서, 남쪽엔 해발 1000 미터의 높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고 북쪽만 터인 분지로 평균 고도(高度)가 400 이상이다 보니 항상 TV 일기예보를 볼 때면 서울의 기온을 이곳 기온이라 여기고 일상 준비를 해 왔었다. ​ 다행히 서리는 약간 비칠 정도라서 큰 피해는 없지만 호박은 어제 잘 따 갈무리한 것 같은데 저 많은 땡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걱정이다. 그냥 나무에 달린 채 버리자니 아깝고 .... ​ 한때는 곶감이니 감말랭이니 많이도 만들었는데 지난해 만든 감말랭이 아직도 냉장고에서 잠 만 자고 있으니 .... ​ ​ #감말랭이#곶감#일기예보#턱걸이#..

山村日記 2021.10.17

아직도 뜨거운 내 그리움 ....

​ ​ 10월 중순에 이렇게 추워지는 게 64년 만이라니 서둘러 밭에 있는 호박들을 다 따서 그냥 두면 얼까 봐 아래채 황토방 안에 합숙을 시켰다. ​ 기존에 따 둔 누렁 덩이 말고도 숨어있든 여섯 놈과 아직 덜 익은(?) "푸른 둥이" 일곱 놈이 오늘 수확량인데 제일 앞쪽에 있는 저놈이 오늘의 "왕거니"다. 크고 잘~ 생겼으니 .... ​ 두고 봐야 알겠지만 내일 기온이 호박이 얼 정도인지 아니면 여름 태풍처럼 기상청의 엄포일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호박 딴 내 노력의 대가가 궁금하다. ​ 겨울.... 추위에 약한 화단의 꽃들도 일부 화분에 옮겨 집 안으로 이주를 시켜야 하고 그동안 순발력이 많이 떨어진 내 체력도 동장군(冬將軍)에 적응할 준비도 해야 하는데 ​ 가을 단풍과도 채 못 만나고 이별(?)이라..

山村日記 2021.10.16

우리동네 하나뿐인ᆢᆢ

이곳 사투리로 "시느릿대"라고 부르는 복조리 만드는 "시눗대"의 잔재들이 수북히 쌓여 갈수록 삽짝문의 윤곽이 드러난다 생 대나무라도 굵기가 있다보니 수직으로 4번이나 지그제그로 휘는 작업이 생각보다 힘이 많이든다 남은 부분이 작아질수록 대각선으로 휘던것을 직선으로 휘어가며 꽂아야 되니 갈수록 대나무 압력은 세어지고 내 힘은 빠지고 ᆢᆢ 그래도 자연과 어울리는 삽짝문을 만들겠다는 사나이 일념에 모처럼 성취감을 느낀다 우리동네 하나뿐인 삽짝문이라고ᆢ ᆢ

山村日記 202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