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안 심어 면 시장에서 사 먹거나 동네에서 얻어먹어야 하는데 막상 한 두고랑 심어두면 수확해 봤자 별 쓸모가 없다. 처음 한두 번 햇 감자라고 삶아 먹고는 나머지는 부엌 구석에 넣어놓고 한 번씩 반찬 할 때만 쓰다 보니 늘 남아서 영감탱이 불알 마냥 쪼굴쪼굴 해진다. 그렇게 천대받으며 겨우내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후손이나 보려고 새싹 한두 개 겨우 틔운 놈들 오늘은 그 싹이 떨어질까 칙사 대접 받으며 저 새로 만든 고랑 속으로 들어갔다. 비 오기 전에 고랑 만들어 마른 흙에 빗물 좀 머금게 한 뒤 비닐을 쒸워 줄 생각인 내 배려를 얼마나 알아줄지는 수확을 해 봐야 알 것 같다. 한 고랑만 하려다 감자 종근이 좀 남길래 반고랑 더 만들어 심었는데 메추리알 만 한 작은 놈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