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분류 전체보기 4757

손주들의 낚시 터 ....

​ ​ 연못의 붕어들과 올해 첫 상견례를 치렀는데 제법 큰 놈들이 보이고 작은 잔챙이들도 여전하다. ​ 두꺼운 얼음 밑에서 어떻게 겨우살이를 했는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먹이를 던져 주어도 안 보였는데 오늘은 지난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먹이래야 "대박이" 먹는 개 사료지만 .... ​ 긴 가뭄에 추운 겨울이어서 연못 물이 많이 혼탁해 보여서 은근히 걱정했는데 이렇게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는 걸 보니 반갑다. ​ 해마다 연못에 잉어나 비단잉어를 모시려 했지만 늘 생각뿐이었고 구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 작은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사랑하는 손주들의 낚시터를 위해서 .... ​ ​ ​ ​

山村日記 2022.03.30

데이트 필수 코스 ....

​ ​ 해마다 찾아오는 손님들인데 언제 다녀갔는지는 한 번도 못 보았지만 저렇게 흔적은 무수히 남겨 놓았다. ​ 하기야 누가 "호텔"에 가면서 간다고 소문내고 가나 조용히 쥐도 새도 모르게 다녀와서는 시침을 딱! 떼는 게 정상이겠지만 .... ​ 날씨가 좀 풀리니 우리 연못이 산촌에선 소문난 산란 장소인지 데이트 필수 코스인지는 몰라도 다녀 간 연인들의 숫자가 여러 수십 명이다. 헛방 친 놈들은 빼놓고도 .... ​ 짜슥들 저렇게 남의 연못에서 볼 일(?) 즐기고 후손들 양육까지 부탁할 양이면 나중에라도 인사치레는 해야 할 터인데 아직까지 제대로 인사받아 본 사실이 없다. ​ 부모들이 찾아오지 않는 걸 보면 거의 다 가 혹시 불륜이 자식들이 아닌지 은근히 걱정스럽다. 이 나이에 양육 부담까지는 지고 싶지..

山村日記 2022.03.29

춘몽(春夢)이라도 ....

​ ​ 촌놈 저녁 밥상에 올라온 것이라곤 온통 풀 밭인데 그나마 지인이 보내 준 "안동소주" 가 위안을 준다. ​ 겨울을 이겨 낸 "아시 정구지"(초벌 부추) 베어다가 달래와 함께 버무린 부추무침에 부추 전만 해도 봄 향기가 물씬인데 점잖게 쑥국도 대령했다. ​ 보기엔 식사라기보다는 끼니 때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기에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성찬인 것이 "아시 정구지" 지짐에 쐐주가 협찬을 하기 때문일게다. ​ 봄에는 봄을 먹고 여름엔 여름을 먹고 각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먹으며 사는 산촌에서는 맛이 있고 없고 모양이 좋고 나쁘고를 이미 떠난 일상 그 일상을 궁스렁 거리고 사는 또 하루가 지나간다. ​ 아들도 안준다는 초벌부추 먹었으니 오늘 밤엔 춘몽(春夢)이라도 꾸어지려나?....

山村日記 2022.03.28

어물전 꼴뚜기 ....

​ ​ 대파 모종 한단에 3,000원 주고 도라지 모종 5,000원어치 사니 더덕 모종도 한 줌 서비스로 준다. ​ 오늘이 읍내 장날이라 일찌감치 나가 이것저것 필요한 게 있는지 살펴보다가 사 온 건데 도라지와 더덕은 땅속에 심어 놓으니 안 보이지만 대파는 한눈에 봐도 3,000원이면 그저다. ​ 키우는 정성을 돈으로 계산할 순 없겠지만 올 한해 먹을 만큼의 대파를 마트의 대파 한 단 값으로 해결하였으니 농사짓는 재미가 이런 것인가 싶다. ​ 종묘상에는 각종 모종들이 저마다의 이름표 딱! 부치고 유혹하고 있었지만 이곳 기온이 워낙 "개차반" 같아서 아직은 사다 심어 면 안된다는 것도 오랜 경험의 득(得)이다. ​ 어물전에서 팔든 "꼴뚜기"가 눈에 아롱거린다.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으면 쥑이는데 .....

山村日記 2022.03.27

그래도 봄날은 간다 ....

​ ​ 연못가 돌 틈 사이로 돌 미나리가 나오는 걸 보니 "참꽃" 필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누렇게 죽은 듯이 겨울을 보낸 저 "부레옥잠"은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 현관에 신문지로 꽁꽁 싸매 두었던 "따알리아" 뿌리도 세 뭉치로 갈라서 두 뭉치는 화단에 심고 한 뭉치는 동네 "여울이"네 심어라고 꽃 나눔 했다. ​ "얼룩 양대 콩"과 "강낭콩", 콩 종류와 "당근"도 고랑 만들고 씨 뿌려야 하는데 밤새 내린 빗물이 아직 덜 빠져서 밭엔 못 들어가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혼자서 농사 일정 맞추기가 버겁기만 하다. ​ 그래도 언젠가 그 님 처럼 봄날은 간다!. ​ ​ ​

山村日記 202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