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색갈이 두 가지다. 아무것도 안한 밭과 무엇이라도 한 밭의 색갈이 확실히 구분되는 모양새다. 아침부터 "열무"와 "얼갈이배추" 두 고랑 만들어 하얀 "부직포"로 덮어두고 나니 "날씨 좋을 때 밭고랑이나 만들어 비닐 쒸워두지요" 그 한마디에 "싸나히" 또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부모님이 물려주신 금쪽같은 육신을 풀~가동하여 오로지 호미 한 자루로 한 고랑 만들고 나니 "피곤한데 쉴 겸 씨 뿌려 놓은데 물이나 좀 주소!" 그리하여 하얀 색깔과 물 준 고랑, 아무것도 안한 고랑 저 마다의 사연을 품고 점잖게 드러누워 있다. 비가 좀 와야 하는데 .... 삭신이 욱씬거릴 때는 소주가 약 이랬지? 아마 .... #얼갈이배추#열무#밭고랑#부모님#호미한자루#부직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