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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다!
노인네 "거시기" 처럼 처져있던 "모란"꽃 잎들이
나흘만에 고개를 쳐들고 빳빳 해젔다.
"야관문" 술이라도 먹은 것 처럼 ....
혹시나 싶어 원래 살든곳의 흙을 많이 가져 와
뿌리를 충분히 덮어주고 물을 충분히 준 효과와
밤새 내린 얼마 안되는 봄비라는 보약이 특효였나 보다.
하긴 "모란이 피기까지는"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다는데
옮겨 심고 바로 살았다면 시인의 노래가 무색했을 터 ....
꽃을 옮겨 심는 것 ....
어쩌면 마음을 옮겨 심는듯 어떤 꽃을 선택하고
어느 장소에 심을지를 정해야 하는 동행을 결심하는 일
인간관계의 세상사나 다를 바 하나 없다.
내가 선택해 내 마음에 드는 자리에 심었는데
저렇게 예쁘게 자리잡고 살아주니 살아나는 모란꽃 보다
옮겨 심은 내가 더 고맙고 기쁘다.
에고! ~~ 그놈의 사랑이 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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