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인데다 딱히 할 일도 없어 며칠째 죽으라고 밭고랑 만들며 잡초 제거도 하고 "괴상망측"한 그놈의 뿌리도 캐내는데 .... 백옥같이 하얀 뿌리가 나오길래 요놈은 또 뭔고 하고 살~살~ 주변 흙을 제끼니 도라지다. 그러고 보니 이 고랑이 도라지 심었다가 캐 먹고 잡초에게 양도해 준 바로 그 고랑 아닌가? 주인에게 선택받지 못해 낙오된 도라지 신세지만 겨우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정기를 모아 오다 드디어 새싹을 "광명 천지"에 내 보내려 하고 있다. 저놈을 본 후론 갑자기 호미질이 신중해지며 사부작사부작 "재수야!"를 기대했지만 결국 서너 포기 더 확인하는 거로 만족해야 했다. 봄은 땅속에서도 만들어지는 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