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분류 전체보기 4757

기득권의 권위 ....

​ ​ 50센티니 70센티니 폭설이 내렸다는 날씨지만 이곳에는 앞 산에만 눈이 쌓여 있는 쾌청한 날씨다. 바람이 좀 불긴해도 .... ​ 가는 겨울이 아쉬웠는지 눈물 찔~찔~ 흘려가며 며칠 바람까지 휘몰고 다니다가 산 위에만 자신의 흔적을 하얀 눈으로 남겨 놓았겠지만 갈 놈은 가야지 ​ 설 연휴 때까지 춥다는데 서울에서 오는 막내 놈이나 사천에서 오는 손주들 세배 길이 편해야 할 텐데 할아비 마음이 은근히 염려스럽다. 세상 어느 부모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 ​ 저 눈 덮인 하얀 지역 바로 아래에 있는 "고로쇠나무" 슬~슬 기지개를 켜고 감로수를 뽑아올릴 준비를 할 텐데 덩달아 해야 할 "호스 정비"며 도구 준비를 할 시기 마음만 앞설 뿐 체력이 뒷받침 안되니 안타깝다. ​ 인근 귀농 지인에게 "올해..

山村日記 2023.01.16

전통의 맛 ....

​ ​ 한 밤 두 밤 설이 여덟 밤 남았다. 읍내 장날 나가서 목욕탕에 가서 묵은 때 빼고 배 운동화라도 한 켤레 사 오곤 하든 그 음력 설 .... ​ 가뜩이나 할 일 없는 산촌의 겨울에 비가 내리니 딱히 할 일이라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며 수천 번도 더 손 비비는 일 밖에 할 게 없다. ​ 설날에 자식 손주들 오면 멋이려고 집사람이 준비한 "찹쌀진데기" 강정이다. ​ 처음에야 우리 자식들 다 잘되고 손주들 다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해달라고 몇 번 머릿속을 굴리긴 했었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조금 지나니 온 만신이 뒤틀리는데 기도고 나발이고 "얼마나 더 남았노?"가 기도문이다. ​ 맛있게 한다고 "찹쌀 찐쌀" 튀기고 호두와 해바라기 씨앗 호박씨, 땅콩에 "흑임자"까지 넣고 조청에 버무려 강정 만드는 할..

山村日記 2023.01.13

초봄 수준의 날씨 ....

​ ​ 미친 바람과 살을 에는 추위가 몰아치다가 요 며칠은 거의 초봄 수준의 날씨가 이어지니 "두릅"도 헷갈리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봄이 온 건가? 안 온 건가?...." ​ 예년 같으면 연말엔 대충 춥다가 1월 초부터 중순까지 더럽게(?) 춥고 말경이 되면 "고로쇠 물"도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 ​ 하긴 올봄부터 가물기 시작한 이 지방에는 여름 태풍마저 바람만 디립다 불고 비가 적게 온 데다 가을부터는 아예 비 구경하기가 별 따기였으니 "두릅"도 헷갈릴만 하지 .... ​ 사랑을 듬뿍 머금은 봄비나 좀 내려주면 좋겠다.

山村日記 2023.01.11

어린이 보호 구역 ....

​ ​ 작년에 설치된 우리 동네 "분교 앞" 삼거리의 신호등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감시 카메라가 눈을 딱! 부릅뜨고 있다. ​ 연말 마을 총회 때 이 신호등을 아동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이나 공휴일과 밤 8시 이후에는 노란 점멸등으로 바꿔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 알아보니 .... ​ 30이라는 속도제한 표지 옆에 노랗게 붙어있는 "과속 단속 장비"라는 저 표지는 오로지 제한속도 30킬로만 단속하는 표지라며 신호 단속과 같이 하는 경우에는 표지판에 "신호 과속 단속 장비"라고 표기하고 있다고 한다. ​ 하기야 시속 30킬로로 운행하는데 무슨 신호가 필요할까 마는 인적조차 드문 한적한 산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 교통신호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라 누..

山村日記 2023.01.09

우리 먹을 거 ....

​ ​ 낙엽 따라가 버린 가을의 정수(精秀)인 홍시도 세월을 버티다 버티다 견디지 못해 땅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 황토 아랫채에 넣어 둔 마지막 대봉감 홍시를 끄집어 내니 작은놈 몇 놈은 벌써 농해져서 진물이 나기 시작하길래 멀쩡한 놈들만 추려서 동네 경로당에 선물했다. 오른쪽 홍시 덜 된 놈들만 따로 챙기고 .... ​ 겨울에 갈무리해야 할 농산물이래야 챙겨봐야 배추 무 빼고 나면 돈도 안되는 밤이나 홍시가 전부인데 이놈들 보관하려고 몇백만 원이나 드는 "저온 창고"를 만들 수도 없고 이렇게 보관하다 나눔 하고 버리고 .... ​ 정리하는 김에 김장하고 남은 배추 몇 포기 무 몇 개 봉지 봉지 만들어 챙겨둔다. 이거는 며느리 줄 것 저거는 처형 가져다줄 것 그리고 요거는 우리 먹을 것 .....

山村日記 202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