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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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보다 더 좋은 ....

​ ​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미뤄 저 왔든 마을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동 회의"가 11일 오후 2시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열렸다. ​ 이날 회의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마을 리장"과 "개발 위원장"을 새로 선출하고 그동안의 결산보고가 진행되었는데 새 리장에는 대곡마을의 '김 병 곤"씨가 선출되었다. ​ 또한 "마을 창고" 문 수리의 건과 분교 부근 어린이 보호구역의 신호등을 주말에는 점멸등으로 해달라는 건의 등 다양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나오기도 했으나 떡과 음료수, 과일 등으로 오랜만에 모인 주민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무사히 마쳤다. ​ 개발 위원장 .... 내 능력에 비해 과분한 자리를 위임받아 어깨가 무겁다. 하긴 뭐 소통 보다 더 좋은 능력이 있을까 마는 .... ​ ​

山村日記 2022.12.12

도시의 향기 ....

​ ​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맛을...."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은 이른바 반공 세대 일 테니 프라이드치킨 맛을 모를 리 없다. ​ 안 먹어 본 지가 6개월은 훨~ 지났고 아마 1년 가까이 된 것 같은 강렬한 먹고픔에 "프라이드 한 마리 얼마요?" 만 9천 원이라길래 얼른 한 마리 주문하고 기다렸다. ​ 치킨과 짜장면이 배달 안되는 산촌이라 먹고 싶어도 참다 참다 안되면 읍내나 면사무소 있는 곳까지 직접 나가서 먹거나 사 오는 수밖에 없다. ​ 돌아오는 길 내내 차 안에 풍기는 프라이드의 황홀한 향기 거의 기절 직전에 한 점 뜯어먹는 그 쾌감에 인정사정없이 곁들인 쐐주 한 잔의 그 시원함 .... ​ 오랜만에 취해 본 도시의 향기였다. ​ ​ ​ ​

山村日記 2022.12.09

농협 가계부 유감 ....

​ ​ 1985년 .... 가만히 계산해 보니 35년 전이다. 이때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집사람이 지역 농협에선 가계부를 구할 수없이 "부산지역본부"에 전화를 했다. 가계부 좀 구할 수 없느냐고 .... ​ "거래 통장과 주민증"만 가지고 오라는 답변에 2백 리 길인 부산 부전동까지 차를 몰고 신나게 갔는데 창구에서 "자기들 지점 거래통장"이 아니라서 못 준단다. ​ 사전 전화한 사실과 전후 사정을 설명했으나 완강한 창구 직원과 점차 언성이 높아지는 험악한 상황에 옆자리 직원이 가계부를 주면서 수습하는 바람에 끝나긴 했지만 어쩌다 농협이 이런 지경까지 고압적(?)인 업무를 하는지 .... ​ 우리 통장도 "부산 사직동 지점" 통장이니 부산지역 본부라면 당연히 부산 전 지역 고객들의 고충을 듣고 해..

山村日記 2022.12.08

늙은 호박이 젊은 이 ....

​ ​ 따끈한 우유 한 잔에 달착지근한 호박전 겨울에 시작해서 누렁 덩이 호박이 떨어질 때까지 해마다 먹는 아침 식사다. ​ 영양가니 재료 효능이니 이런 거 하고는 아무 관계없이 누렁 덩이 호박을 소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우리 집의 소박한 밥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봄에 농장 어느 곳이든 빈터에 심어놓고 퇴비 한번 줘 놓으면 알아서 잘 자라지 어디 그것뿐이랴 어릴 땐 호박 잎으로 쌈 사 먹고 국 끓여 먹고 좀 자라면 애호박으로 나물에 찌개에 요긴하게 쓰지 가을엔 누~런 누렁 덩이 호박을 안겨주니 이만큼 가성비 높은 작물도 찾기 어려울 듯하다. ​ 단지 돈이 안된다는 이유 하나로 천대(?) 받긴 해도 빈 공터가 있다면 봄에 한번 꼭 심어 볼 만한 작물이다. ​ "늙은 호박"이 젊은 이 만들어 주..

山村日記 2022.12.07

곧 죽어도 남자의 ....

​ ​ 부추가 몸에 좋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이 추위에도 저렇게 파란 모습은 유지하고 있는데 잎사귀들은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있다. 쌩~쌩~ 지나가는 바람이 귀찮은 거겠지 .... ​ 원래 밭 변두리에 있었든 부추 고랑이 감나무 밑이라 햇볕도 잘 안들고 관리가 소홀해지기 십상이라 몇 년 전 햇볕 잘 드는 밭 가운데 쪽으로 옮겼는데 관리 소홀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다. 게을러서 .... ​ 그래도 저렇게 겨울을 이겨내고 새봄에 올라오는 첫 부추를 이곳에선 "아시 정구지"라 부르며 아들과 사위한테도 안 주고 영감한테 만 먹인다는 최고의 "강정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이제 뭐 강정제까지 찾을 연식은 지났지만 거의 한 뼘에 가까운 저놈들 보니 은근히 회가 동한다. 곧 죽어도 남자의 근성은 버리지 ..

山村日記 202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