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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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기다림이 ....

​ ​ 느티나무 낙엽 사이로 "머위" 잎이 머리를 살포시 내밀고 있다. ​ 느티나무가 머위가 추울까 봐 자신의 잎사귀로 덮어 준 것인지 머위가 떨어진 낙엽을 이불 삼아 머리 만 쏙! 내밀고 있는 것인지 .... ​ 어느 쪽이든 겨울을 이겨내려는 자연의 조화로움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 봄이 올 때까지 .... 가슴 한 켠을 내어주고 함께 기다려야 하는 시간 또 하나의 기다림이 시작된 것 같다.

山村日記 2022.12.02

"돈의 힘"이 더 센 게 ....

​ ​ ㅁㅁ노총인가 나발인가가 자기들 덕 좀 더 보려고 온 나라를 파업의 구렁텅이로 끌고 가려고 난리지만 나에겐 그보다 더 큰 난리가 터졌다. ​ 평소에 물 새는 것이 표도 안 나든 산수 호스가 영하로 뚝! 떨어진 차가운 날씨에 균열이 간 건지 물이 새어 나와 얼음꽃을 피웠다. ​ 낮 기온도 영하로 내려 간 이 한 겨울에 저 얼음 다 털어내고 호스에 비닐테이프 감는 작업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 오늘은 그냥 얼음 꽃 만 즐긴다. ​ 거금 2백만 원이나 들여 지난여름에 넣어 둔 "동네 수도"가 지하수라서 이 정도 추위에는 끄떡없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 "동장군 힘"보다는 "돈의 힘"이 더 센 게 맞는가 보다.

山村日記 2022.12.01

매화 향 한 줄기 ....

​ ​ 미쳤다! 날씨도 세상도 미쳐 날뛰니 매화꽃마저도 .... ​ 11월도 다 안 지나갔는데 어쩌자고 꽃 몽우리를 맺었는지 안타까운 걱정에 마음은 더 춥기만 하다. ​ 세상이 온통 제 밥그릇만 챙기고 세상이 온통 제 생각만 옳다 하고 세상이 온통 뒤죽박죽 썩은 내 만 풍기니 ​ 고고한 매화 향 한 줄기 겨울의 코앞에 풍기고자 함인가? .... ​ ​ ​

山村日記 2022.11.29

더 좋은 피로 회복제 ....

​ ​ 김장 절이고 씻고 양념하고 전부 집사람이 하지만 그 뒤를 "바늘의 실"처럼 따라다니며 뒤치다꺼리 해주는 일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 온 만신이 쑤시도록 하다 보면 언젠가 끝나는 게 김장 작업이긴 해도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게 또 김장이다. ​ 아들네로 지인 네로 스티로폼 박스 일곱 개를 사 와서 바로 먹는 김장김치 나중에 먹을 김치 총각김치에 동치미까지 네 종류의 김치뿐이면 말도 안 한다. 쌈 배추 거리에 생 무 몇 개 .... ​ 주고 싶은 건 다 넣다 보니 택배 법에 어긋나서 박스 체중 감량한다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생난리로 읍내까지 두 탕이나 뛰었다. ​ 그래도 물 건너 온 "동전 파스"를 온몸에 은하수처럼 부치는 것보다는 갓 만든 김장김치에 막걸리~ 한 잔! 이보다 더 좋은 피로 회복..

山村日記 2022.11.28

나눔은 사랑이니까 ....

​ ​ 일기예보에 다음 주 초부터 겁나게 추워진다길래 좀 굵고 큰놈으로 만 40여 포기를 잘라 절임 작업에 들어갔다. ​ 다행히 이 가뭄 속에서도 산수가 내려와줘서 다듬고 절이고 씻고 밤새 물만 빼면 내일은 아침부터 양념 바르기 작업에 들어갈 것 같다. ​ 나머지 배추랑 대파도 다 뽑아서 아랫채 방에 꽁꽁 숨겨 두었으니 동장군(冬將軍) 놈도 쉽게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 큰 아들한테 보내는 거야 당연지사지만 평소 꾸준하게 택배로 그 유명한 "안동소주"로부터 온갖 반찬거리를 보내주는 지인을 시작으로 가까움 지인들에게 맛 보여 주는 우리 김장김치 .... ​ 연례행사로 치르는 김장 나눔이지만 우리 작은 정성이 그분들의 마음에 따뜻한 화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눔은 사랑이니까 ....​ ​ ​

山村日記 202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