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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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난 냉이 ....

​ ​ 겨울 동장군의 마지막 어리광도 받아주었겠다 슬~슬~ 봄 농사 준비를 해야는데 .... ​ 밭에 로터리 작업을 부탁하려고 "부추 고랑"과 "방아 고랑"에는 줄을 쳐 갈아 엎지마라고 표시를 해 두었는데 "곤달비" 고랑을 찾아야 옮겨 심을 텐데 못 찾고 말았다. ​ 덕분에 이곳저곳 파 뒤지다가 "냉이"를 만나 한 움큼 캤는데 상태가 완전 서울 지하도 "노숙자" 꼴이라 요놈들 다듬는데만 내 인내심 80%는 날아갔다. ​ 웬만하면 안 먹고 말 일이지만 때가 때인지라 맛 안 볼 수가 있나? 겨울난 냉이는 보약이라는데 ....

山村日記 2023.02.22

겨울의 눈물 ....

​ ​ ​ 우수(雨水) ....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두 번째 절기(節氣)다. ​ 겨우내 가뭄으로 수량이 부족해 안 내려오던 산수(山水) 봄을 알리는 건지 떠나는 겨울이 통곡하는 눈물인지 25미리 호스가 터지도록 흘러내린다. ​ 막연하게 봄이 오면.... 하고 어정거릴 시간은 끝나고 당장 이번 주 막바지 추위만 지나가고 나면 밭에 거름 주고 로타리 치고 봄 모종 씨앗 뿌리고 불알에 "요롱 소리" 나도록 움직여야 한다. ​ 해마다 모아두는 "씨앗 상자"를 꺼내보니 올해는 영~ 빈약하다. 겨우 호박씨와 완두 콩, 도라지가 전부고 작년에 남은 상추 씨앗과 쑥갓이 전부 다. ​ 보관된 씨앗 종류가 부실하다는 건 지난해 농사를 게으르게 지었다는 증거라 나머지는 전부 사서 보충해야 한다. "구리 알" 같은..

山村日記 2023.02.19

마지막 늙은 호박 ....

​ ​ 차 다니는 길 외 엔 내린 눈이 전부 얼어버려 아무 일도 못하는 무료한 일상에 TV만 죽어나는데 집 뒤편에서 차 소리가 죽으라고 웽~웽~ 거린다. ​ 동네 젊은이 차가 들어왔다가 눈에 미끄러져 오도 가도 못하길래 사륜구동 내 차로 겨우 끌어내고 나니 흙투성이가 된 내 차는 봉사의 흔적이다. ​ 마지막 남은 "늙은 호박" 배를 가르고 씨앗을 훑어 낸 뒤 박~!박~! 긁어내는데 속살이 지금까지 누렁 덩이 보다 훨씬 붉은색이라 더욱 맛있게 보인다. ​ 한꺼번에 찹쌀가루와 맵쌀 가루로 잘 버무려 두었다가 아침마다 식사 대용으로 "호박전" 하나 구워 먹는 재미 맛과 영양을 다 잡은 건강식이지 싶다. 우유 한 잔에 사과 하나도 곁드리니까 .... ​ 마지막 "늙은 호박" .... 다시 가을이 올 때까지 아껴..

山村日記 2023.02.11

폭설 내린 날 ....

​ ​ 몇 년 만에 폭설(?)이 왔다. 하필이면 오전 10시부터 "농협 영농회" 한다고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는데 "개발 위원장"이 안 갈 수도 없고 독한 마음먹고 차를 끌고 나섰는데 .... ​ 아니나 다를까 집 앞에서 10미터도 못가 주르륵~~ 사륜구동인 내 차가 이렇게 맥없이 미끄러지긴 처음이다. 어제 처음 받은 고로쇠 물 택배도 보내야 하는데 동네까지라도 나갈 길이 없다. ​ 헥~! 헥~! 그리며 눈길을 걸어나가니 5백 미터 남짓 거리가 50리는 족히 된 듯 죽을 지경이다. 그놈의 감투가 뭔지 .... ​ 동네 회의 중에 면에서 온 소형 제설차가 농장 입구까지 눈을 치워주는 바람에 오후에 택배도 부치고 동네일도 무탈하게 마무리 잘 했다. ​ 폭설에 길은 막혔지 멀쩡하든 동네 입구 변압기가 터져 3..

山村日記 2023.02.10

고로쇠 수액 ....

​ ​ 고로쇠 물 받는 호스를 씻기 위해 산수(山水)를 연결했더니 시원하게 봄이 쏟아져 내린다. ​ 가뭄이 심해서 고로쇠 물이 얼마나 나와 줄지는 하늘의 뜻이겠지만 해마다 하든 작업이라 안 할 수도 없고 작업에 필요한 호스를 사러 갔더니만 올랐단다. 값이 .... ​ 그놈의 "푸틴"인가하는 놈 때문에 모든 물가가 올랐으니 고로쇠 자재비 오른 것을 내 힘으론 어쩔 수 없는 일 물이나 많이 나와주길 바랄 수밖에 .... ​ 다행히 마을 젊은(?) 지인이 올해부터 고로쇠 작업을 함께해 주겠다고 나서주는 바람에 체력적인 부담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그만큼 내 처신은 힘들어졌다. 고로쇠 물도 나눠 먹어야지 체통도 지켜야지 .... ​ 자연이 주는 건강한 물 고로쇠 수액 그 달콤함이 기다려진다. ​ ​

山村日記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