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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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를 봐서라도 ....

​ ​ 6월달 달력 떼어 낸 종이에 꽃 양귀비 씨앗 수만 개를 말리고 있다. ​ 저놈들을 장마 오기 전 날 땄기에 망정이지 아차! 하고 그대로 두었으면 이번 비로 쫄딱 망할뻔했다. ​ 날이 꿉꿉해서 잘 안 마르 긴 한데 그래도 건들기만 해도 좁쌀보다 10배나 작은 씨앗이 우르르 쏟아지니 채취 기회를 잘 맞춘 것 같다. ​ "주이"님이 귀하게 보내주신 양귀비 꽃씨 나름대로 잘 가꾼다고 작년 가을과 올 봄 두 번에 나누어 씨 뿌렸으나 생각보다 적게 발아하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첫해의 수확치곤 대박이다. ​ 내년엔 진짜 양귀비꽃 만발한 꽃밭을 만들 거다. 보내준 분의 성의를 봐서라도.... 태그#꽃양귀비#장마철#좁쌀#채취

山村日記 2021.07.07

그 아픔이 사랑이었음을 ....

​ ​ 수줍은 "18세 순이"같은 모습으로 "글라디올러스" 꽃이 피기 시작한다. ​ 언젠가 저 꽃 구근을 보내주신 지인은 잘 계시는지 무소식이 희소식인 양 염두를 놓아버린 게 못내 가슴 쓰리다. 연락처라도 제대로 챙겨 놓을 걸.... ​ 함께 키재기하고 있는 "나리 꽃" 또 다른 그리움을 안고 피어나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의 저편에서 기다림에 지친 18세 순이의 순정을 전해 주겠지. ​ 여름꽃이 피면 유난히 더 아파오는 가슴속의 멍울 그 아픔이 사랑이었음을 .... 태그#글라디올러스#구근#18세순이#나리꽃#키재기#여름꽃

山村日記 2021.07.06

피가 끓고 있음이리라 ....

​ ​ 창밖이 유난히 붉길래 마당에 나가 보니 서쪽 하늘에 불이 붙었다. ​ 저렇게 온 하늘에 불이 붙은 걸 119에 신고한다고 끌 수도 없을 터라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노을이 참 곱다....면서. ​ 몇 년 만에 만나는 노을인지 기억도 아득한 게 저런 모습을 보는 게 쉽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워낙 노을이 아름답다. ​ 언젠가 어린 동심의 세계에서 꿈꾸던 순간이었거나 소 꼴 먹이고 돌아오다 한두 번 보았는지는 오로지 추억에서만 간직된 옛이야기다. ​ 아직도 저녁노을이 고운 건 내 가슴에 피가 끓고 있음이리라.... 태그#저녁노을#산촌일기#동심의세계#추억

山村日記 2021.07.05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

​ ​ "비비추" 꽃대를 괴롭히는 요놈을 엄벌에 처해야 할지 장마철을 이용해 밭에다 옮겨줘야 할지 아니면 저곳에다 지지대를 새워주든지 해야 하는데 제멋대로 태어난 저놈은 "수세미"다. ​ 작년에 수세미를 심어 지인들에게 나눠 줬었는데 한 사람 빼고는 반응들이 별로라서 올해는 아예 심지도 않았는데 씨앗이 흘러 두세 군데 싹이 났다. ​ 많이 심어 지지대 만들어 주었다가 태풍에 쓰러져 혼자 세운다고 생 고생만 해서 감정이 별로 안 좋은데 스스로 저렇게 태어났으니 모른 척할 수도 없고.... ​ 장맛비 오는 거 봐 가면서 밭으로 옮겨 살게 하던지 아니면 제자리에서 자업자득으로 살아가게 하던지 선택은 내 몫이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 집사람이 저 천연 수세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 ​ 태그#천연수세..

山村日記 2021.07.04

우리 산촌(山村)에선 ....

​ ​ 유산슬 .... 여울이네와 우리 4식구가 실컷 먹고도 남을 양인데 30,000원이다. ​ 소주 2병에 간짜장 2개로 술안주와 저녁 만찬을 충분히 만끽한 이웃지간의 "됐나? 됐다!" 자리 시작하는 장맛비가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 예보는 밤부터였는데 정오를 넘어서자 가랑비가 시작하더니 왔다 갔다로 분위기를 돋우는데 딱! 술 한잔 분위기다. "비도 오는데 한잔 됐나?".... ​ "아이고~! 비가 오는데 여기까지 나왔 능교?" "비도 오고 출출해서 나왔심더!" ... 우리가 산골에 사는 줄 아는 가게 사장님의 친절한 인사와 특별한 배려가 포함되긴 했어도 맛과 양이 국내 최고다. ​ 왕복 40k의 원정 저녁 나들이.... 오늘은 여울이네가 사고 다음은 우리가 사는 날이다. 우리 산촌에선 이렇게 살아..

山村日記 202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