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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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감기 들까 봐 ....

​ ​ 더위에 지친 우리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천사들이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 유난히 밤에 향기를 많이 내 뿜는 "천사의 나팔" 아침엔 그냥 봉긋하더니 오후 되니 다섯 송이 중 네 송이가 활짝 피어 향기를 뿜어낸다. ​ 바로 느티나무 평상 옆이라 달빛만 밝았다면 평상에 앉아 천사의 향기를 바로 맡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오늘이 유월 초 나흘 달이다. ​ 화분에서 꽃을 한번 피운 걸 화단에 옮겨 야생에서 자라도록 훈련코자 했었는데 꽃까지 피워주니 일단은 대 성공으로 보이긴 하나 아무래도 겨울엔 실내로 옮겨야 할듯싶다. ​ 고운 천사 감기 들까 봐 .... 태그#천사의나팔#느티나무#평상#초나흘달#야생#감기

山村日記 2021.07.13

살아 온 세상 맛인지도 ....

​ ​ 여름방학 때 손주들 오면 먹으려고 4번째 뿌린 상추가 장맛비와 하루에 한두 번 내리는 소나기에 풀과 얽혀 키만 멀 쭉 하지 완전 풀 속에서 헤맨다. ​ 노지에서 오로지 자연만 믿고 키우는 채소는 비만 오면 풀이 채소보다 더 왕성하게 자라는 바람에 풀 등쌀에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녹아내리기 일쑤인데 저렇게 잡초라도 제거해 숨통을 열어주면 그나마 좀 버티기는 하지만 .... ​ 저 끝의 3번째 뿌린 고참 상추는 보기는 싱싱해도 지나내나 늙은 몸이라 맛이 영~ 별로다. 세상 물정 다 겪어 그런지 상추에서 씁쓰레한 맛이 나는데 어쩌면 그 맛이 살아 온 세상 맛인지도 모른다. ​ 그렇다고 저 여린 풀 상추에서 상추의 진미를 기대하긴 어려운 법 제철 상추를 제때 먹게 되는 것도 복인가 보다. ​ 저 상추 맛..

山村日記 2021.07.12

먹자고 사는 인생에다 ....

​ ​ 해마다 저 "양대 콩"이 익을때 쯤 장마가 와서 거의 반은 썩혀버린 경우가 많았었는데 올해는 장마라 해도 며칠 비가 안 온 탓에 제대로 한번 수확을 했다. ​ 수확이라고 해 봐야 한 됫박 정도였지만 종자 콩 한 봉지로 1차 수확치고는 쏠쏠하다. ​ 덜 익어 남아있는 파란 놈들이 1차 수확량 보다 조금 더 남아있으니 장마나 태풍이 계속되지 않으면 중간중간 익는 데로 딸 생각이다. ​ 양대 콩 들어 간 하얀 쌀밥.... 생일이거나 무슨 날이 아니면 구경도 못했든 시절 그 시절 한풀이 보다 밥맛 자체가 틀린다. ​ 내일은 "양대 콩" 듬뿍 넣고 찹쌀 한 주먹 곁들여 맛있는 밥 한 그릇 제대로 먹어 볼 생각이다. ​ 먹자고 사는 인생에다 먹는 게 남는 거니까.... ​ ​ 태그#양대콩#생일밥#한풀이#장맛..

山村日記 2021.07.10

"접시꽃 당신"의 배신 ....

​ ​ 망했다.... 접시꽃 핀 장독간을 보려고 작년에 씨앗을 뿌려 올봄까지도 잘 자랐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래쪽 잎이 마르면서 시원찮길래 ​ 화단 조성할 때 맨땅에다 황토 흙만 넣어줬기에 거름기가 너무 없어 그런가 보다 하고 "유박" 퇴비를 좌~악! 뿌려 주었는데.... ​ 거름을 먹은 둥 만 둥 표도 없이 자꾸 마르는데 집안에 있는 다른 접시꽃도 전부 그런 게 아닌가? 이 무슨 날벼락인지.... ​ "접시꽃 당신"을 보려 든 청운의 꿈은 사라지고 꽃이 한창일 때 저 모양 저 꼴로 비실 거리다가 이번 장마에 장렬하게(?) 전멸해 버렸다. 병이란다. 저렇게 말라 버리는.... ​ 접시꽃은 다년생이라 내년에 다시 뿌리에서 새싹이 얼마나 나와줄지도 문제지만 "접시꽃 당신"은 배신 안 할 줄 알았는데.... ​ ..

山村日記 2021.07.09

현실과 추억의 거리는 ....

​ ​ "뚜깔"이라고 했든가? 저놈이 빨갛게 익어 면 껍질 속에 들어있는 동그란 알맹이 속 씨를 다 파낸 다음 입속에 넣어 공기와 조화를 이뤄가며 잘 굴리면 개구리 소리 비슷한 묘한 소리가 나곤 했었는데 .... ​ "꽈리"가 표준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놈 번식력이 대단하다. 작년에 두 포기 얻어다 옮겨 심었는데 올해 벌써 10여 포기가 되었으니 뿌리가 뻗어나가 번진다니 내년엔 얼마나 더 번질지 걱정이다. ​ 추억이 그리워 심은 "뚜깔"이라도 너무 번식력이 좋은 것도 부담스럽다. 추억은 추억으로만 그리워해야 하는 게 옳은 것인지 현실과 추억의 거리는 멀기 만 하다. 태그#꽈리#뚜깔#개구리#번식력#알맹이

山村日記 202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