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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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속에서 찾아 낸 ....

​ ​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골에 백~ 도라지~" 하더니 진짜 첩첩산중이다. ​ 추석 나물 만든다고 도라지 몇 뿌리 캐 오소! 하는데 도라지 고랑에 잡초가 내 키만 하니 .... ​ 도라지 꽃이 있을 때야 꽃 보고 캐면 되었는데 잡초로 밀림이 되어버린 지금은 오로지 잡초를 다 뽑아가며 "엄마 찾아 삼만리"다. ​ 그래도 4년근 두 뿌리 2년근 다섯 뿌리 찾았으니 올 추석 도라지나물은 100% 국산에 자가 생산 제품으로 준비했다. ​ 잡초 속에서 찾아낸 도라지였지만 내 마음엔 "심 봤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 ​ #백도라지#심심산골#추석나물#자가생산제품#엄마찾아삼만리

山村日記 2021.09.19

숲속 "다이아몬드" 찾기 ....

​ ​ 가을 알밤에 정신이 팔려 두 그루 있는 호두나무에 호두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밤 보다 몇 배나 비싼 호두를 .... ​ 추석에 나물 할 애호박 찾는다고 호박밭을 헤매는데 풀 속에 호두 알이 보이는 게 아닌가? 아차! 싶어 쳐다본 호두나무엔 호두가 없다. ​ 올해도 호두 달린 게 영~ 시원찮긴 했어도 그나마 다 익은 호두 알을 다 흘려 버렸으니 다람쥐 놈들 얼마나 신이 났을지 주변 껍질이 말한다. ​ 가뜩이나 적게 달린 데다 수확 시기를 놓쳐 풀속에서 "다이아몬드" 찾기 하듯 헤매다가 에라~! 손주들 까 줄 거 챙겼으니 됐다. ​ 어설픈 내 무지와 시행착오 덕에 다람쥐 놈들 맛있는 추석 잘 보내게 되겠지..... ​ ​ ​ ​ #호두열매#다이아몬드#추석나물#호박밭#다람쥐#추석#손주들

山村日記 2021.09.18

먼저 본 놈이 임자지 ....

​ ​ 태풍도 태풍 같지 않은 비바람이 지나가며 밤나무 밤송이만 우수수 떨어트리고 갔다. ​ 장독간에 있는 우리 밤나무 알밤이야 당연히 내 몫으로 알뜰히 챙겼지만 눈에 빤히 보이는 자생 밤나무에서 두 호주머니 가득 주워왔다. ​ 벌레 안 먹은 놈 만 줏는다고 주워 넣었는데 그래도 벌레 먹은 놈이 한 움큼 나왔다. ​ 이왕 가져온 놈 버리기도 그렇고 비바람 부는 날씨에 딱히 할 일도 없는 터라 야금야금 깎아 모우니 한 끼 밤밥용은 충분하다. ​ 조금만 더 들어가면 짝밤이지만 알이 굵은 나무는 내일 낮에 가서 주울까? 했는데 웬걸 동네 여울이네 차가 들어오더니 두 부부가 그 나무 밑에서 알밤 줍고 있는 게 아닌가?.... ​ 하긴 가을 알밤이야 먼저 본 놈이 임자지 뭐. #가을알밤#여울이네#벌레먹은놈#장독간..

山村日記 2021.09.17

세월의 뒷전에서 ....

​ ​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고 "바우"놈이 쏜살같이 뛰어가는 걸 보니 우편물이 왔구나.... ​ 농장 입구 우체통에 우편물 4통이 들어 있는데 하나같이 전부 돈 달라라는 고지서뿐이다. 재산세야 카드 값이야 ..... 에효!. ​ 세월이 변하니 언제부터인가 기쁜 소식이나 정겨운 소식의 우편물은 아예 없어지고 고지서 아니면 통지서 독촉장같이 나쁜(?) 소식만 우편물로 배달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하긴 "띠리링~!" 하거나 "까꿍~!" 하는 폰이나 카톡으로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사랑해요!"니 "보고 싶다!"까지 다 통하는 시대니 굳이 손 편지 쓸 이유가 없어진 탓이리라 ... ​ 반가웠든 우편물이 부담스러운 소식만 전하니 "우체통" 저놈도 이제 세월의 뒷전에서 시들어 가는 내 신세를 닮아가는구나.....

山村日記 2021.09.16

산촌에서 살아보기 ....

​ ​ 뭔가 애틋한 사연이 있을 것 같은 꽃 코스모스의 계절이 왔다. ​ 태풍의 바람잡이가 간간이 불어온 탓에 몸으로 느끼는 분위기는 이미 깊은 가을 늪에 빠져 있는 것 같다. ​ "산촌에서 살아보기"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리 동네에서 몇 개월 동안 숙식을 해야 하는 체험객 네 분이 찾아와서 경험담을 들려 달란다. ​ 남들이야 이곳에서 살아온 28년 차 귀촌 경력이면 온갖 노하우나 영농 지식이 풍부할 것 같아도 사람 사는 일 어디서나 다 오십 보 백보 일 뿐이다. ​ 막걸리와 김치전 안주보다 맛없는 토막 난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마는 오고 가는 계절을 가장 좋은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가져줬으면 싶다. ​ ​ ​ ​ ​ #코스모스#태풍#산촌에서살아보기#체험객#프로그램#막걸리와김치전

山村日記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