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먼저 본 놈이 임자지 ....

혜 촌 2021. 9. 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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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도 태풍 같지 않은 비바람이 지나가며

밤나무 밤송이만 우수수 떨어트리고 갔다.

장독간에 있는 우리 밤나무 알밤이야 당연히

내 몫으로 알뜰히 챙겼지만 눈에 빤히 보이는

자생 밤나무에서 두 호주머니 가득 주워왔다.

벌레 안 먹은 놈 만 줏는다고 주워 넣었는데

그래도 벌레 먹은 놈이 한 움큼 나왔다.

이왕 가져온 놈 버리기도 그렇고

비바람 부는 날씨에 딱히 할 일도 없는 터라

야금야금 깎아 모우니 한 끼 밤밥용은 충분하다.

조금만 더 들어가면 짝밤이지만 알이 굵은 나무는

내일 낮에 가서 주울까? 했는데 웬걸

동네 여울이네 차가 들어오더니 두 부부가

그 나무 밑에서 알밤 줍고 있는 게 아닌가?....

하긴 가을 알밤이야 먼저 본 놈이 임자지 뭐.

 

 

 

 

 

#가을알밤#여울이네#벌레먹은놈#장독간#자생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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